유럽·신흥국 통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중저가 전략 어려워져"
[뉴스핌=추연숙 기자]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유럽과 신흥국의 환율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일로 예정된 2분기 잠정 실적(실적 가이던스) 발표에서 매출액 52조원대, 영업이익 7조원 안팎의 실적을 받아들 전망이다. 일각에선 7조원 돌파도 장담하진 못한다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도 잇따라 기대치를 낮추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52조6000억대, 영업이익 7조2000억원대다. 최신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이날 HMC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4.3% 하향한 6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가 공개되던 때만 해도 추정치는 영업이익 8조원대까지 뛰었었다. 하지만 현실은 부진했던 갤럭시S5 때인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미미한 실적개선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환율이 세트(완제품) 사업의 가격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안 좋을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선진국, 이머징마켓에선 중저가전략으로 해왔는데, 선진국 시장의 절반인 유럽과 이머징마켓에서 환율이 전부 약세다. 가격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보니 러시아에서 엄청 안좋고 유럽에서도 어렵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도 '팔아도 남지 않는' 상황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1분기 환손실은 8000억원 가량이었다. 영업이익이 6조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환 위험 최소화를 위해 결제 통화를 다변화하는 등 방책을 가동하고 있지만, 현지에서의 실질적인 가격경쟁력 악화는 당해내기 어려웠다.
특히 TV사업은 올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선 고위 관계자는 "특히 TV 같은 경우가 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이윤이) 5% 장사인데 환율 때문에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에도 삼성전자 TV사업이 적자를 낸 영향으로 TV·에어컨·냉장고 등을 아우르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이 영업손실을 냈다. CE 부문이 적자를 본 건 약 4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에 따라 눈에 띄는 호실적을 보여줄 사업부는 부품(DS) 부문 밖에 없다는 것이 다수의 전망이다. 부품 사업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이다.
DS 부문은 지난 1분기(3조3900억원) 돋보였던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급 상황이 워낙 좋은데다, 시스템반도체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