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ISS, 합리성·객관성 결여…권위 떨어졌다"
[뉴스핌=추연숙 기자]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8일 "국민연금이 찬성하면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신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과 합병 설득을 위해 충분히 접촉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민연금은 오는 10일 경 기금운용본부 내부 투자위원회(이하 투자위)를 열고 합병 찬반을 내부에서 결정할 지, 외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이하 의결권위)로 넘길 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김신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일모직 CEO IR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김 사장은 또한 ISS의 합병 반대 보고서와 관련해선 "그렇게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큰 서프라이즈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외국기관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ISS 같은 기관들이 중요한데 저희가 부족한 부분이 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신 사장은 지난달 19일 ISS 싱가포르 아시아 사무소를 대상으로 직접 컨퍼런스콜(화상전화)을 진행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이어 "해외에서도 찬성해주신 분들 있다"면서 "ISS 영향을 안받는 기관 중에서도 (합병에) 동의하신 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 삼성물산의 소액주주 보호계획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김 사장은 "지난 제일모직 IR에서 말씀드렸듯, 거버넌스위원회를 통해 그 분들이 회사 합병, 매각, 취득 등 이사회에서 결정하기 전에 별도로 심의를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IR활동 할 때 사외이사도 같이 나가서 직접 주주 얘기듣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1:0.35 합병비율에 관한 논란에 대해 김 사장은 "지금 그걸 바꿀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미 관련된 서류 제출했기 때문에 바꾸려면 모든 서류 다시 제출하고 합병절차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며 "그렇게 되면 주주들이 또 어떤 피해 입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합병비율의 10% 할인 할증 적용 규정은 합병결정 전 이미 검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사실은 (합병) 의사 결정 할 때 이미 검토를 했었다"며 "지난 2013년 8월에 규정 바뀐 관련 법을 검토해보니, 법이 바뀐 이후 저희 같은 관계사 간 합병이 85건 정도 사례가 있는데, 단 한건도 그 규정(10% 할인 할증) 적용한 사례가 없더라"며 "주가가 특별하게 이상하다거나 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해 주는 경우가 없다. 적용하면 삼성물산은 좋은데 법적 하자 생기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 고민하다 채택 안 했다"고 말했다.
대주주경영권 보호 등 법적 장치 필요하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 김 사장은 동의의 뜻을 밝혔다. 그는 " 엘리엇이 대체 왜 그랬나 생각해보면, 우리 회사가 자산가치에 비해 우호지분 지분율도 낮고, 가지고 있는 자산은 많다"며 "우리나라 기업들 중 PBR 1이 안되는 기업들이 제법 된다. 우호 지분율 낮으면 공격 대상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런게(법적 장치가) 도입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물산의 상사부문도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제일모직이 앞으로 매출 2조에서 10조로 키우려면 원단 구매하는 규모 늘어나는데 트레이딩 하는 저희(상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상사는 캡티브 시장이 생기면 좋은 기회"라며 "미국에서 의류 브랜드 푸부(FUBU) 등 다른 여러가지 브랜드를 개발해왔는데, 제일모직이 패션 사업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날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수요사장단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ISS의 합병 반대 권고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합리성이나 객관성이 결여됐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의사를 표현했다.
윤 사장은 ISS에 대해 "평가 업체가 신뢰가 떨어지면 앞으로 그 서비스를 계속 써야되는가 심각한 회의가 들 수 있다"며 "이번 판단으로 안타깝게 권위가 손상을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헤르메스의 삼성정밀화학 지분 매입과 관련, 벌처펀드의 집단 공격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 사장은 "그 첫 번째 공격인 엘리엇을 잘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연금의 판단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윤 사장은 국민연금에 대해 기대의 뜻을 표했다. 그는 "국민연금 자체의 펀드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높여야하는 과제가 있는 만큼 잘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며 "판단의 효과가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희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 기업의 대주주이자 장기투자자기 때문에, 종합적 판단을 내려줄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