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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협녀, 칼의 기억” 김고은 “고된 액션, 처음엔 원망스러웠죠”

기사입력 : 2015년08월12일 09:01

최종수정 : 2015년12월29일 17:27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은교’(2012)부터 ‘몬스터’(2014) ‘차이나타운’(2015)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의심할 여지 없는 하드코어다. 누군가는 평범한 얼굴이라 일부러 센 역할을 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소신 있는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며 반가워한다. 이유가 뭐든 상관없다. 이 맥을 이어 갈 또 하나의 작품이 탄생했다는 게 중요하니까.

배우 김고은(24)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더 단단하고 세게 만들어 줄 신작을 들고 왔다. 바로 13일 ‘협녀, 칼의 기억’을 선보이는 것. 박흥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무협 멜로다. 

극중 김고은은 부모의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 하나로 검술을 익히는 홍이를 연기, 이병헌·전도연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세운다.

“시기적으로는 ‘은교’ 이후 처음 받은 시나리오예요. 일단 무협이라서 반가웠죠. 어렸을 때 중국에서 생활해서 친숙한 장르였거든요. 무협을 한국에서 한다는 자체가 좋았어요. 당연히 이야기도 재밌었고요. 무엇보다 홍이라는 인물 자체가 영화 안에서 감정의 터닝도 많고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인물을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김고은의 말대로 홍이는 감정변화가 풍부하다. 하지만 그에 버금가게 액션신도 많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실제 김고은은 홍이를 위해 약 1년간 무술·검술·와이어 등 액션 연습에 매진했다. 집에 돌아가면 뻗는 게 일상이 됐고 숙소에서 밥을 먹다가 게워내는 날이 늘어갔다. 그야말로 고된 나날의 연속. 하지만 김고은은 이를 악물고 참아냈고 결국 액션신의 95%를 직접 소화했다.

“처음엔 무술 감독님이 원망스러웠어요. 풀샷, 뒷모습까지 꼭 제가 해야 하나 싶었죠. 감정신만으로도 체력적 소모가 큰데 액션 찍다 넘어가니 집중도 안됐죠. 뭔가 따로 가는 기분이었어요. 물론 영상을 보면서 '왜 내가 해야 하는지' 납득은 갔어요.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니까(웃음) 그때는 하나라도 줄이고 싶었죠. 그러다 중후반부터 분배에 요령이 생기면서 융통성있게 다가갔죠. 무술 감독님도 저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촬영했고요.”

그간 선보인 작품 중 뭐하나 쉬웠던 건 없었지만, 당시를 회상하는 표정을 보니 이번 작품은 그 강도가 유독 셌던 모양이다. 자신도 ‘협녀, 칼의 기억’이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었단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돈독했던 촬영장이기도 했다. 박흥식 감독을 필두로 이병헌, 전도연, 이준호 등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가 서로를 위로하며 힘을 보탰다.

“돌이켜보면 되게 좋은 기억이 많아요. 다들 힘드니까 서로 의지하면서 가족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무술 감독님은 나중에 마지막 신 찍고 눈물까지 흘리셨다니까요. 선배님들도 워낙 유쾌하신 분들이라 즐거웠고, 보면서 많이 배웠죠. 전 어땠냐고요? 제가 또 사람들이 배꼽 잡게 하는 취미가 있어서 여러 명 즐거우셨을 거예요(웃음).”

장르가 장르이다 보니 멜로는 액션만큼 중요한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극중 김고은의 사랑은 가슴 절절한 로맨스를 펼치는 이병헌·전도연과 달리 너무나도 싱겁다. 2PM 이준호와 러브라인이 시작되기 무섭게 끝나고 마는 것. 더욱이 전작 ‘차이나타운’에서도 박보검과 로맨스를 펼치다 말았던(?) 터. 이쯤 되면 본인도 아쉬울 법하다.

“그러게요(웃음). 근데 개인적인 욕심으로 보면 아쉬울 수 있는데 영화를 놓고 봤을 때는 ‘차이나타운’도 그렇고 ‘협녀, 칼의 기억’도 그렇고 전 저의 멜로 라인이 오히려 조심스러워요. 아무래도 스토리상 이게 들어가는 게 맞는 건가 고민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다행히 그간 스크린에서 펼치지 못했던 사랑 이야기는 올겨울 브라운관에서 대신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최근 차기작으로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을 선택했다. 물론 시작도 전에 치어머니들(치즈인더트랩+시어머니)의 폭풍 잔소리(?)에 시달리고 있지만, 지난 인터뷰에서부터 이윤정PD의 ‘커피프린스’ 앓이를 해왔던 그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2007년 ‘커피프린스’를 보면서 설레고 좋은 감정을 많이 느꼈어요. 정말 좋았죠. 그래서 드라마를 하면 이윤정 PD님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물론 걱정도 있죠. 워낙 드라마라는 매체에 대한 이해가 없고 힘든 부분이 많다고 들었거든요. 오히려 대중의 반응은 출연 결정하고 나서는 전혀 신경 안 써요(웃음).”

물론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해서 스크린 활동을 멈추는 건 아니다. 윤여정과 함께한 ‘계춘할망’과 이선균과 호흡을 맞춘 ‘성난 변호사’까지, 두 작품이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몬스터’로 2년 만에 관객을 만난 그는 당분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어쩌다 보니 올해 개봉한 작품이 많아졌네요. 그래도 중간중간 텀이 계속 있어서 여행도 많이 다녀오고 노래방 가서 스트레스도 풀었어요. 사실 어제도 노래방 가서 혁오밴드 노래 불렀어요. 노래방에 있는 혁오밴드 노래는 다 불러봤죠(웃음). 연애요? 알아서 잘하고 있어요. 아무도 모르죠. 지금도 하고 있을지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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