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보다 리스크 헤지 잰걸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애플이 ‘미운 오리’로 전략했다.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락 압박이 날로 가중되는 양상이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가 수익성에 크게 흠집을 낼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가운데 옵션 트레이더들의 하락 포지션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아이폰[출처=AP/뉴시스] |
최근 17거래일 사이 애플 주가가 14% 급락하며 2012년 이후 최악의 조정을 겪었지만 옵션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을 점치는 모습이다.
옵션 트레이더들은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반면 하락에 매수하려는 움직임은 엿보기 힘든 실정이다.
애플 주가 10% 하락에 베팅하는 옵션 거래 비용이 10% 상승 포지션 대비 4.9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하락 베팅이 3년 6개월래 최대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28일 이후 트레이더들의 애플 풋옵션 거래 규모가 하루 평균 55만800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10거래일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다우존스 지수 편입 이후 약세 흐름을 보인 애플은 지난 21일 이후 가파른 주가 하락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고점 대비 무려 1300억달러 증발한 상황이다.
밀러 타박 증권의 매트 말리 주식 전략가는 “투자자들 사이에 애플의 수익성에 대한 비관론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며 “주가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보다 리스크 헤지에 집중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아이폰 판매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한층 더 고조됐다. 위안화 절하에 따라 판매량이 같을 때 달러화로 환산되는 매출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애플 제품의 가격 부담이 상승, 전반적인 판매 규모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한편 애플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크게 고조된 정황이 공매도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나스닥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공매도 상위 10위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