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혼란 불구 장기 전망 유효…투자 비중 확대"
[뉴스핌=배효진 기자] 870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중국의 장기적 전망을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주식시장 대폭락과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 등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는 것과 일치하는 맥락이다.
올-크리스찬 베흐-모엔 노르웨이 투자관리청 최고투자책임자 <출처=노르웨이투자관리청> |
18일 노르웨이 국부펀드 자산운용을 총괄하는 노르웨이 투자관리청(NBIM)의 올-크리스찬 베흐-모엔 자산배분전략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일어난 단기적 정책변화는 장기 전략에 크게 중요치 않다"며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시장 개방·개혁을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초 GPFG가 중국 주식에 25억달러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적격외국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부여했다. QFII는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주식이나 채권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GPFG는 2011년 중국에서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본토 A주 투자 한도를 부여 받은 첫 해외 투자자다. 2013년에는 투자 한도를 15억달러로 늘린 바 있다. 중국 본토와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투자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70억달러다.
베흐-모엔 CIO는 중국 시장개방이 진행되는 데 따라 투자 비중도 늘릴 것이라고 강조하며 신흥국 투자도 꾸준히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담은 중국 종목은?
GPFG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중국 증시에는 153억달러를 투자, 514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규모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투자금이 2억달러 늘어난 11억9800만달러로 보유지분 2.6%로 집계된 중국태평양보험그룹(종목코드:601601)이 1위로 나타났다.
2위는 같은 기간 투자금이 3억달러 가량 증가한 8억2887만달러, 보유지분 0.32%인 중국공상은행(종목코드:601398)이다. 뒤를 이어 텐센트 홀딩스(8억1043만달러)와 중국건설은행(6억8288만달러), 중국이동통신(5억7513만달러) 순이었다.
보유 지분 기준으로는 범화보험주식집단(종목코드:CISG)가 7.84%로 가장 높았고 중국휘산유업홀딩스(종목코드:06863)가 6.35%였다. 중국수무집단유한공사(종목코드:00855)와 상풍고과(종목코드:000967)가 뒤를 이었다.
GPFG는 현재 75개국 9000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전 세계 상장기업의 1.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상장주식 전체에서는 2.4%를 차지한다. 회사가 최근 발표한 2015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자산의 투자 비중은 주식과 채권이 각각 62.5%, 35.3% 그리고 부동산이 2.3%로 확인됐다.같은 기간 투자 수익률은 5.3%로 나타났으며 금액으로는 4010억노르웨이크로네(NOK, 원화 57조5000억원)에 달했다. 항목별로는 주식과 채권이 각각 7.5%, 1.6%의 수익을 거뒀고 부동산은 3.1%를 기록했다.
지분투자 규모를 기준으로 한 상위 10대 기업은 네슬레와 애플, 노바티스, 로열더치셸, 로슈홀딩스, 블랙록, 다임러, 바스프, HSBC지수, 사노피 순이다.
주식 투자 비중은 선진국이 90.4%, 신흥국은 9.6%로 집계됐다. 신흥국 가운데서 중국 비중은 3.0%로 지난해 말 2.9%에서 0.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한국 증시에는 86억달러 가량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국부펀드 지역별 투자 비중 (2014년말 기준) <출처=홈페이지> |
GPFG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증시 혼란을 투자 기회로 받아들여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행보와 동일한 모습이다.
560억유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악사 프램링튼은 최근 후강퉁(상해-홍콩간 교차거래) 거래에 대한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악사 프램링튼의 줄리아 톰슨 신흥시장 증시 헤드는 "본토 대형주로 구성된 홍콩 H주가 본토 A주 가격의 50%에 거래될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며 "12개월 전 A주가 홍콩증시에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 이익이 하락하는 등 '올드 차이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기술업종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거시경제 둔화에서도 긍정적인 투자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A주 투자 비중을 0%로 줄였던 신흥 시장 투자 펀드인 애쉬모어도 최근 재투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애쉬모어의 얀 덴 조사 부문 헤드는 "중국 증시의 엄청난 투자 기회를 무시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서방국보다 밝은 경제전망, 세계적 기업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이 양적완화를 실시하지 않고 부채규모도 적으며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중국 증시 노출(익스포저)를 확대를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