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예산 70% 주무르는 자리...이르면 9월중 인사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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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370조원이 넘는 우리나라 예산의 약 70%를 주무르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에 누가 오를까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기재부와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최근 관가에서 송언석 예산실장의 후임자 하마평이 나온다. 송언석 실장이 지난해 8월 취임했으므로 그간의 관행에 따른다면 9월초 2016년도 예산안을 발표한 뒤 후임 예산실장 인사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기 예산실장 후보로 유력한 박춘섭 총괄예산심의관, 홍남기 청와대 비서관, 구윤철 사회예산심의관(왼쪽부터). |
현재 가장 유력한 예산실장 후보는 박춘섭 총괄예산심의관이다. 박춘섭 국장은 행정고시 31회로 국무총리실 재정금융정책관, 기재부 대변인, 경제예산심의관 등을 두루 거쳤고 지난해 예산실 총괄국장인 총괄예산심의관에 올랐다.
그동안 총괄예산심의관은 예산실장으로 가는 승진 코스였다. 송언석 현 실장과 방문규 기재부 2차관도 모두 총괄예산심의관에서 예산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박 국장이 대전 출신이라 TK(대구·경북) 일색인 현 정부에서 지역안배 차원에서도 기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춘섭 국장을 위협하는 다크호스(잠재 주자)는 홍남기 청와대 기획비서관이다. 홍남기 비서관은 행시 29회로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부터 청와대로 들어갔다. 홍 비서관은 지난해부터 자천타천으로 유력한 예산실장 후보로 꼽혀왔다.
홍 비서관은 기획예산처 출신으로 예산실 주무과장을 두루 거쳤고 기재부 대변인, 정책조정국장을 역임했다. 홍 비서관도 강원도 춘천 출신이라 지역안배 케이스가 될 수 있다. 다만 청와대 비서관이 기재부로 돌아오려면 차관으로 와야지 예산실장은 격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관가에서는 이들 2파전 구도가 유력하나 대구경북(TK)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실장 자리는 정부 예산의 약 70%의 결정권을 가진 기재부 내에서도 요직 중의 요직이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예산, 재정, 공공 등을 총괄하는 2차관이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예산실장이 약 70%를 결정하는 권한이 있다"고 귀뜸했다.
박근혜 정부는 대표적인 TK정부다. 대통령부터 최경환 부총리를 필두로 예산실장 등 주요 보직이 TK 출신으로 채워져있다.
이에 따라 대구 영신고를 나온 구윤철 사회예산심의관도 잠재 후보로 꼽힌다. 구윤철 국장은 국토교통예산과장, 농림해양예산과장 등 예산실 실무 과장을 두루 거쳤다.
또 구 국장은 현 정부에서 핵심인맥으로 분류되는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이다. 최경환 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강석훈 새누리당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등과 동문이다. 다만 구 국장은 약점은 행시 32회라 너무 이르다는 것. 현 송언석 실장이 행시 29회인데 한번에 세 기수를 건너뛴다는 부담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 정부에선 예산실장 자리를 TK가 갖고 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다만 연속으로 TK출신이 예산실장을 차지하면 정관계에서 너무 한다는 얘기도 나올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