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시장 왜곡에 리스크 반영 기능 마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채권시장이 주식시장 및 위안화와 사뭇 대조적인 상황을 연출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록적인 주가 하락과 위안화 평가절하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프리미엄이 8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
중국의 눈덩이 부채가 성장률을 꺾어놓은 동시에 정부의 부양책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지만 중국 채권시장은 이와 동떨어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출처=신화/뉴시스] |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중국 회사채 시장의 국채 대비 수익률 프리미엄이 최근 0.77%까지 하락해 지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리미엄은 연초 1.29%에서 가파르게 떨어졌다. 무엇보다 6월 중순 이후 상하이 종합지수의 폭락과 위안화 하락에도 채권시장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중국 채권시장의 최근 흐름은 지극히 부자연스럽고, 커다란 잠재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이코노미스트와 정책자들의 지적이다.
중국증권신용투자의 왕 징 채권 매니저는 “실물경기가 가라앉고 있고, 주식시장이 파열음을 내는 상황이라면 신용시장 리스크가 상승하는 것이 이치”라며 “최근 채권시장 움직임은 비이성적”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채권시장 규모는 6조6000억달러에 이른다. 세계에서 손 꼽히는 외형을 갖췄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이 크게 제한됐고, 소수의 국영 은행이 ‘큰손’으로 활동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이 금융시스템과 거시경제의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권 발행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시장 왜곡이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어 잠재 리스크를 더욱 부채질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다.
JP모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45%를 기록했던 중국의 GDP 대비 부채 규모는 최근 220%까지 불어났다.
특히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부채 비율을 끌어올렸다. GDP 대비 회사채 비율은 지난 2007년 90%에서 최근 134%까지 상승했다.
지방 정부 부채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을 때 지방 정부가 대규모 채권을 발행했으나 레버리지가 한계 수위를 넘어선 상황에 지방 정부의 수입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야오즈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왕 밍 파트너는 “지방 정부채의 공급이 늘어나는 데도 수익률이 현저하게 낮다”며 “투자자들의 매수가 앞으로 꺾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