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입장차 커 추석전 타결 안갯속
[뉴스핌=황세준 기자] 대기업 임단협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 기업들은 노사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추석 전 타결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인천·포항·당진·순천·울산 등 5개 공장의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앞에서 상경 시위를 벌인다.
상경 시위는 파업으로 가는 마지막 경고 의미다. 각 노조는 이미 지난 7월 초 쟁의조정신청을 통해 파업권을 확보했고 조합원들의 찬성도 얻어 언제든지 파업을 실행할 수 있는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상경 투쟁 이후에도 사측이 개선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이후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임금협상에 돌입했으나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노조측은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동국제강은 지난 7월 ‘노사상생협력 공동선언식’을 열었다. 노조는 위기극복과 재도약을 위해 올해 임금 및 특별단체협약을 회사에 위임하기로 했다.
회사는 노사공동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임금체계 등을 통합해 나가고 조합원의 권익에 부응하는 미래지향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다른 경쟁사인 세아베스틸도 노사 양측이 지난 7월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금교섭을 조기에 마무리 했다. 지난 6월 1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4차례 교섭만에 기본급 2.3% 인상에 합의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지난 6월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를 가진 이후 20여차례 교섭 끝에 이달 결국 파업을 결의했다. 조합원 찬반투표절차는 완료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결과가 '조정 중지'로 나오면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금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국내 공장 신ㆍ증설 검토 및 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도 거부하고 있다.
반면 르노삼성은 지난 7월 무분규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2.3% 인상, 생산성 격려금 지급, 통상임금 자율합의, 호봉제 폐지를 통한 인사제도 개편, 임금피크제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도입, 대타협 격려금 700만원 등에 합의했다.
같은달 쌍용차도 임금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6년 연속 무분규 교섭의 전통을 이어갔고 한국GM 역시 21차례 교섭 끝에 타결, 2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했다.
이달에는 한국타이어가 기본급 5.8% 인상, 생산기능직 단협 체결 즉시 제도개선 격려금 300만원 정액 지급, 월차 기본급 보전 등의 내용으로 타결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지난 5월 19일 시작했지만 4개월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어려운 경영 상황을 감안해 정기 임금인상 동결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성과급 250%+α, 노후연금 현실화 등을 요구해 사측과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달 4일부터 부분파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오는 17일 7시간 파업 및 현대차 노조와의 공동 집회도 선언한 상태다.
반면 삼성중공업 노조(노동자협의회)는 17차 교섭 끝에 지난 9일 오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 내용은 기본급 0.5% 인상, 타결금 150만원, 위기극복 실천 격려금 50만원 등이다.
성동조선도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성동조선 노사는 2016년부터 상여금 50%p 인상과 하기휴가비 25만원 지급을 시행키로 합의했으며 10일 조인식을 끝으로 올해 단체협상을 마무리하고 경영정상화에 매진한다.
대선조선의 경우는 지난 5월 창사 이후 70년만에 처음으로 교섭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대선조선 노조는 위기극복을 위해 지난 1월에는 조직 축소, 근로시간 단축, 임금 반납(직원 5%, 임원 10%) 등 노사상생협약도 체결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사 갈등이 위기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임직원 모두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