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확실성, 연준 위원들 불협화음 때문" 비판도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증시 약세론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AP/뉴시스> |
그러나 1주일 만인 23일 중국 9월 제조업지수가 6년 반래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오면서, 연내 금리인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확산됐다.
중국 9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7.0으로 집계돼, 지난 2008년 4월 후 6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번 PMI는 지난주 연준이 해외 위험 요인을 들며 금리인상을 보류한 후 처음으로 발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경기상황이 미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중국 PMI 발표 후 10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11%로 반영하고 있으며, 12월 인상 가능성도 35%에 그쳤다. 반면 내년 1월과 3월 인상 가능성은 각각 46%, 61%로 더 높았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도 시장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금리동결 결정 후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연준 인사는 네 명이었으며, 그나마도 금리인상에 대한 발언의 강도가 다르다.
◆ 엇박자 내는 연준 관계자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황이 안정되면서 좀더 정상적인 금리 환경으로 이동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금리인상을 너무 오래 기다리면 나중에 금리를 너무 갑작스럽고 가파르게 올려야 할 것"이라며 연내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선에서만 언급했다.
반면 연준 내 대표적 강경파 인사인 제인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번 금리동결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해 발언의 수위가 더 높았다.
래커 총재는 "현재 경기 여건과 중기 전망을 볼 때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며 연준은 이를 포기함으로써 "역효과의 위험"을 높였다고 경고했다. 불라드 총재 역시 "낮은 물가상승률은 금리 동결을 정당화하는 데 충분치 못하다"며 "연준은 왜 저금리를 유지해야 되는가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연준 인사들의 금리인상 발언 수위가 달라 시장 혼란을 초래한 것을 비판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마크 J. 그랜트 사우스웨스트증권 채권담당 전무이사는 연준 위원들이 불협화음을 내면서 시장 혼란을 증폭시켰다며 맹비난했다.
그랜트 전무는 "옐런 의장은 연준 인사들이 공적 발표를 할 때 (의견이 일부 조율될 수 있도록)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 인사들은 서로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시장 변동성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의 투명성도 저해했다"며 "자신들이 지키려 노력했던 것을 스스로 잃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불확실성 혐오하는 시장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발언이 명료할수록 시장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도 증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 불확실성(리스크)이 줄어들면 변동성도 감소하고,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증시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 3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주식시장 투자 심리가 이미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글러스킨 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5년 전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퇴치를 위해 대폭 금리인상을 실시했던 당시처럼 현재도 증시 강세론자들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 글로벌 주식전략 팀은 "이전에는 강세론자들이 약세론자보다 4배 더 많았지만, 이제는 강세론자들이 수적으로 열위에 놓여 있다"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재정위기와 유사한 상황으로, 보통 이럴 때 시장이 바닥까지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