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긴축 연기로 엔 강세 지속될 경우 선택 여지 사라질 수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이번 주 금융정책회의에서는 정책 동결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최근 악화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상당한 추가 완화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
BOJ 관계자들이 외부 전문가들보다 낙관적 전망을 견지하고 있고 여러 전략적 이유로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으려 하겠지만,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일반의 신뢰도 추락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머릿속도 복잡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블룸버그 서베이에서 36명의 이코노미스트들 중 17명은 10월 중 BOJ가 추가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 지난달 동일 응답자수 13명보다 기대감이 늘었다.
이들 전문가들은 지난 8월 일본의 광공업생산지수가 당초 1.0% 상승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0.5% 하락한 97.0을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운 데다, 올 들어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물가 상승 전망을 강조하며 통화정책 효과를 강조하던 구로다 총재가 최근 몇 주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추가 완화를 점치고 있다.
향후 5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1%에서 1.8%로 떨어졌으며 각종 소비자 서베이나 채권시장 역시 비슷한 금리전망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가 완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구로다 총재의 신뢰도 역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BOJ가 경제 전망을 업데이트하는 오는 30일 추가 완화에 나설 확률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추가 완화 옵션으로는 자산매입규모 확대가 가장 가능성이 높으며 BOJ 관계자들도 현재 연 80조엔 수준인 자산매입 속도를 높여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일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산매입규모 확대에도 시장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BOJ에 심각한 리스크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도 나온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무라시마 기이치는 "BOJ가 추가 완화에 나서도 성장세나 인플레이션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 같지는 않다"며 "얼마나 빨리 완화를 결정할 것인가와 어떤 완화책을 사용할 것인지가 맞물려 작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6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면 BOJ가 추가 완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탄리서치의 가토 이즈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엔화가 계속 강세를 보인다면 BOJ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