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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시 '이자 탕감' 안돼... 법원 "담보권 보호해야"

기사입력 : 2015년10월16일 13:25

최종수정 : 2015년10월16일 17:55

"보증채무 잔액에 원금과 이자 합산해야"... 억울한 채권금융사 줄 듯

[뉴스핌=한기진 기자] 동부제철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아 1850억원 규모의 채권담보부증권(P-CBO)를 발행했다. 대신 신보에 연 11%의 이자를 지급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신보의 고금리 이자를 갚느라 동부제철의 회생이 늦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금리를 1~3%로 내려 대출이자를 200억원 탕감받기를 원했다.

<동부제철이 신용보증기금의 찬성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시작한다. 신보는 P-CBO에 대한 대출금리 11%를 받고 있었는데 금리가 1~3%로 낮아질 워크아웃에 난색을 보였다. 다른 채권금융기관보다 포기해야 하는 이자가 상대적으로 더 커서다./사진=뉴스핌>
이러면 신보는 높은 대출금리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타 채권금융기관보다 상대적으로 손실이 크다. 신보가 워크아웃에 찬성하기 힘들었던 이유다. 기본적으로 이자를 원금보다 가볍게 여기면서 기업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을 진행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앞으로는 이 같은 갈등이 줄어들 전망이다. 대법원이 워크아웃 기업의 채무재조정시 ‘원금+대출이자‘를 하나의 채권으로 묶어 채무재조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6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법원은 CJ제일제당이 국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익금반환 상고심에서 기업구조조정 상황이었던 신동방(CJ제일제당이 인수)이 채권금융회사에 지급하기로 한 보증채무 부담금액 산정방식에서 ‘총 보증채무 잔액’에 원금만 포함되고 이자는 제외된다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대법원은 “신동방의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총 보증채무 잔액을 산정할 때 보증채무 원금과 이자를 모두 포함해 부담금액을 산정하고 그중에서 이자 부분이 면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원금과 이자를 합해 총 대출채권으로 보고 채무재조정을 해야지, 원금만 기준으로 채무를 재조정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이번 재판은 CJ제일제당에 인수된 신동방이 한빛은행(현 우리은행)과 경영정상화작업약정을 체결해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하면서 또다른 채권은행인 국민은행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고난 뒤, "너무 많이 줬다"고 반박하면서 시작됐다. 신동방의 논리는 "채무재조정시 원금만 갚으면 되지, 이자는 갚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신동방이 한빛은행에 채권 신고한 부동산에는 국민은행이 근저당권을 설정해 담보로 잡은 것들이 많았다. 진해, 부산, 인천, 안산공장 등에 채권최고액이 원화 90여억원과 미화 750만달러에 달했다.

신동방의 정상화과정에서 이들 부동산을 처분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기업회생계획은 부동산을 팔고 갚아야하는 채무 잔액(총 보증채무 잔액)의 기준을 ‘원금‘만 삼았다. 이 기준에 따르면 국민은행에는 원금만 갚아도 되는데 이자까지 준 셈이 됐다. 그러자 이자를 돌려달라며 국민은행을 상대로 부당이익금 반환소송을 냈다. 

이러자 대법원은 기업구조조정절차에서 ‘담보권’을 무조건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기업구조조정절차에서 채권자가 변제받을 채권액을 부당하게 감액하거나 담보가 제공된 채권액마저 지급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담보권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담보물 가치가 이자까지 배당받을 수 있는 상황도 고려했다. 가령 담보물건이 1000억원에 팔렸는데 원금 기준 채권총액이 800억원이라면, 빚을 갚고도 200억원이 남는다. 이럴 경우 이자도 배당받을 수 있지만, 원금만 배당기준으로 삼으면 불가능하다. 대법원은 “근저당권자의 동의 없이 담보가치 내의 채권을 소멸시키는 것이어서 담보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결과”라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이자가 누적되면 원금에 못지 않은 규모로 불어나기도 하는데 이러면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손실을 더 입는 금융회사가 나와 채권단내 이견이 커지곤 했는데, 내년부터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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