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것에 저항 못 해..실패 용납하지 않는 문화도 문제
[뉴스핌=김선엽 기자] 이스라엘 첫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인 아론 시카노바(Aaron Ciechanover) 테크니온 공대 교수는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공손한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론 시카노바 교수는 1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15 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 한국 기자단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이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노벨상 수상자가 안 나오는 것은 문화적 요인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수줍어하며, 기존의 것에 대항하는 것을 별로 하지 않는다"며 "선생을 존경하라고 하는 문화 때문에 굉장히 학생들이 공손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토론 중심의 교육이고, '선생이 항상 옳다'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한다"며 "한국은 토론을 하고 선생에게 당돌하게 반대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론 시카노바(Aaron Ciechanover)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교수가 1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 기자단과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선엽 기자> |
우리나라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를 꼬집었다.
그는 "한국의 부모는 자녀가 하나의 길만 보면서 성공하길 바란다"며 "처음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그렇기 때문에 성공할 수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며 "실패를 통해 배워서 나중에 성공할 수 있으며 실패하는 것이 창피하거나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이것 하나만 해라’가 아니라, 이것이 아니면 저것을 제시하고 또한 실패를 하면 다른 것을 권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 줘 말했다.
아울러 한국이 노벨상 수상자 배출에 목매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벨상을 타기 위해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개선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노벨상을 타는 것"이라며 "혁신이 계속돼야 노벨상 타는 것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시카노바 교수는 1947년생으로 ‘유비퀴틴’이라는 단백질의 분해과정을 밝혀내 200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의대 단백질대사의학연구센터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