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회원국 금융시스템 통합 강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11일(현지시각) 영란은행(BOE) 오픈 포럼에서 내달 양적완화(QE) 확대를 재차 확인해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바람과 달리 유럽 금융시스템의 통합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것.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출처=AP/뉴시스> |
그는 “금융시장이 진정한 자율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배구조를 확보해야 한다”며 “예금보호 제도를 갖추는 한편 온전하게 단일화된 감독 매커니즘을 세우는 일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정 형태의 정치적 통제 시스템에 대해 유로존 회원국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완전히 개방된 자본시장 시스템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누리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투자자들은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12월 자산 매입 확대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투자자들은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ECB가 1조1000억유로 규모로 진행중인 자산 매입을 확대할 것인지 여부가 투자자들 사이에 최대 관심사다.
드라기 총재는 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발언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12월 ECB의 행보에 대해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았다. 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QE 확대 및 예금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연준의 금리인상에 앞서 과격한 결단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됐다.
유비에스(UBS)의 약셀 베버 회장은 “12월 회의에서 ECB가 예금금리를 10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밖에 추가 조치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터슨 연구소의 애덤 포센 대표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직전 ECB가 비전통적 통화완화 정책을 확대하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유로/달러 환율은 1.070달러 선에 거래,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