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박소진의 영화속 심리학]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애니메이션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포스터 <사진=㈜토호>

<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 2014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바이쇼 치에코(소피 목소리), 기무라 타쿠야(하울 목소리), 캘시퍼(불꽃 악마)
- 어느 날 소피는 마녀의 저주를 받고 할머니가 된다.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머물던 곳을 떠나게 되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들어가게 된다. 청소부가 되어 미소년 하울과 동고동락을 하면서 다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게 되고 하울과 점점 가까워지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특별한 영화를 물어오면 나는 언제나 서슴없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만화영화를 꼽는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나는 이 영화가 왜 나에게 특별한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저 거장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 천재성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했다.

그게 무엇이었을까…

나는 이 영화를 처음 접했던 순간부터 수십 번 영화를 보고 또 보았다. 어쩌면 나는 영화에서 해석되지 않았던 장면들을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으로 재생해 봤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답이 나를 찾아왔다. 내 기억에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영화 속 한 장면이다. 소피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이동 가능한 ‘하울의 성’에 입성한 후, 타이머를 돌리고 문을 열었다. 사람들이 왁자지껄한 시장 통부터 아름다운 정원, 황량한 벌판까지 신기하게도 다양한 장소들이 펼쳐진다. 소피가 여느 때와 같이 타이머를 돌리고 문을 열자 화창한 봄날의 초원이 있다. 모처럼 신이 난 소피와 마루쿠쿠, 허수아비, 그리고 정체모를 강아지가 신이 나서 뛰어 나간다.

햇살 좋은 한 낮, 빨래를 널어놓고 맛있는 점심을 먹는 장면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잠시 후, 마루쿠쿠와 소피가 의자에 앉아 초원과 초원의 끝닿은 곳에 조용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던 장면이 연출된다. 그리고 더 시간이 흘러 소피 혼자 망연히 앉아 있는 뒷 모습이 비춰진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잠시 스쳐지나갈 만한 이 장면이 왜 나에게는 오랜 시간 각인되어 있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소피의 뒷모습에서 나는 나의 20대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내리는 눈물의 의미를 영화를 처음 접하고 십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20대 초반 때, 나는 가슴이 답답하고 벅차오를 때마다 빈 공터에 앉아 있기를 좋아했다. 푸른 잔디가 펼쳐진 공터에 앉아 하루 종일 그 잔디를, 허공을 바라보면 파편화된 나 자신의 조각들을 하나 하나 끼워 맞출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르게 하루가 저물곤 했다. 해가 기울고 노을이 지기 시작할 때까지 하염없이 누군가가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위로해주는 것만 같았다. 그 덕에 외로움과 고독감 그리고 두려움을 오롯이 견딜 수 있었다. 한동안 바쁘게 살며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의 한 장면이 나를 그렇게도 많이 흔들어 놓을 줄 몰랐다.

소피는 왜 갑자기 늙어버렸을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설정은 황당하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런 황당함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 의미를 왠지 알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나도 스무살 시절에 빨리 늙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으며, 나에게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전혀 지도가 없었다.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열패감과 무기력감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었다.

어떤 이들은 20대 초반까지를 청소년기 후기로 보도 하는데, 이 시기에는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고 앞으로 일어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만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직 마음의 준비도, 충분한 경험도 없는 나이에 진로, 결혼 등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 때문인지 소피는 자신이 할머니가 된 사실에 충격을 받지만 곧 이를 수용한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아름답지만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20대를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20대에는 그 시절이 아름답게 느껴지지만은 않다.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할 수 있는 능력은 없기에 늘 엎어지고 좌절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20대는 아름다운만큼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시기이기도 하다.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인한 상이 아닌 것처럼,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인한 벌이 아니다."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 속 대사)

20대 초반 때 한 수필집에서 읽은 것으로 기억되는 희랍신화에 등장하는 무녀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한다. 이름 꽤나 알려진 한 무녀가 신들의 만찬에 초대되고 제우스 앞에 서게 된다. 제우스는 무녀에게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녀는 영원한 삶을 이야기하고 제우스는 그에 화답하여 그녀의 손안에 든 먼지만큼의 시간을 선사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는 무궁한 시간을 의미한다. 그녀는 소원대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생명을 선사 받았고 자신의 소원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잊은 것 한 가지가 있었다. 그 치명적인 실수로 그녀는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영원의 삶을 살게 된다. 그녀가 놓친 그것은 바로 ‘젊음’이었다. 젊음 없는 장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젊은 무녀는 그때는 그 젊음의 위대함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이처럼 젊음은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순간순간 깨어 있으면서 우리는 현재의 삶을 즐기는 방법을 알아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이를 먹고 있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영화가 진행되면서 소피는 점점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면서 점점 원래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나이가 들고 성숙하면서 자기다워지고 자기 자신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영화는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은교’ (2012) 대사 일부



박소진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장(′영화 속 심리학′ 저자)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국정지지율 61% [한국갤럽]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61%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3일 나왔다. 한국갤럽은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 '잘하고 있다'며 답한 응답자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p) 오른 61%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2%p 줄어든 30%로 조사됐다. '의견 없음'은 10%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면서 언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직무 수행의 긍정적 이유는 외교가 27%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경제·민생'이 14%, '소통'이 8%였다. 부정적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이 22%, '독재·독단'과 '전반적으로 잘못한다'가 각각 7%를 차지했다. '도덕성문제·본인 재판 회피(6%)', '과도한 복지·민생지원금(5%)' 등의 이유도 있었다. 정당 지지도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p 오른 43%, 국민의힘은 2%p 하락한 22%로 조사됐다. 조국혁신당은 3%, 개혁신당 2%, 진보당 1%였다. 무당층은 27%다.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2.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pcjay@newspim.com 2026-01-23 10:51
사진
한덕수 징역 23년 선고...법정구속 [서울=뉴스핌] 홍석희 박민경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 방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12·3 비상계엄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며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15년을 훌쩍 뛰어넘는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이날 내란우두머리방조·내란중요임무종사·위증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증거 인멸을 우려로 법정 구속했다. 검정색 정장, 흰색 셔츠에 청록색 넥타이를 매고 법정에 나온 한 전 총리는 재판부가 판결문을 읽는 동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무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1.21 ryuchan0925@newspim.com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면서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 등을 점거한 행위는 형법상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계엄 직전 국무회의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는 방식으로 내란의 중요한 임무를 종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윤석열에게 비상계엄에 대한 우려를 표했을 뿐, 반대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추가 소집한 국무위원들이 도착했음에도 윤석열에게 반대하거나, (국무위원들에게) 반대 의사를 표시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내란에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다고도 판단했다. 또한 비상계엄 선포 및 포고령 발령과 관련해 한 전 총리에게 국헌 문란의 목적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하고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의 권능을 불가능하게 해 폭동을 일으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한 사후 선포문과 관련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공용서류 손상을 유죄로 판단했으며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설시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재판부는 "12·3 내란은 윤석열과 추종세력에 의한 위로부터의 내란 행위, 친위 쿠데타"라며 "위로부터의 내란은 위헌성 정도가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는 4시간 만에 종료했으나 무장 군인에 맨몸으로 맞선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더불어 국민의 저항에 바탕해 국회에 진입해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일부 정치인의 노력과 위법에 저항하거나 소극적으로 참여한 일부 군경에 의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이를 외면하고 일원으로서 가담했다"며 "2회 공판에서 내란 행위에 대한 법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가, CCTV 재생 등으로 범죄사실이 탄로나자 마지 못해 최후진술에서 반성한다고 했지만 진정성을 보기 어렵다. 진지하게 반성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1.21 ryuchan0925@newspim.com 재판부가 "피고인을 징역 23년에 처한다"고 주문을 읽자 한 전 총리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재판장님 결정에 겸허하게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이 "도주 가능성이 없고 구속되면 항소심과 대법원의 재판 진행에 있어 방어권에 장애가 생긴다"고 했으나,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다. 이날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형법상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뛰어넘어 "윤석열과 추종세력에 의한 친위 쿠데타"라고 규정하면서,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유죄 가능성은 더욱 짙어졌다.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1월 26일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이 사건 내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사람임에도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의무를 저버리고 계엄 선포 전후 일련의 행위를 통해 내란 범행에 가담했다"며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장우성 특별검사보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의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항소 여부는) 특검과 회의해본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독단적 권한 행사를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방조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재판 진행 중에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도 추가됐다. 또한 계엄이 해제된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폐기한 혐의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hong90@newspim.com 2026-01-21 15:5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