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올해안 도입방안 발표... 노조는 반발
[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에서 올해 안에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 방안을 내놓을 방침인 가운데 업권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성과주의 문화를 강조하고 나서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17일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성과주의 도입과 관련, "조직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성과주의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자리에서다.
다만, 윤 회장은 도입 방법와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노사가 지혜를 모아 도입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만 했다.
김영환 농협금융 회장도 지난 16일 계열사 CEO가 참석하는 '경영관리협의회'를 개최하고 성과주의 인사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능력, 성과 중심의 인사를 반드시 실시해 향후 인사 운용의 시금석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학연, 지연 등을 철저히 타파하고, 특히 인사 청탁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는 등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14차 금융개혁회의에서 성과주의 도입의 단계적 확산 방안을 올해 중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이제 (금융개혁의) 남은 몫은 금융회사가 스스로 자율책임문화, 성과주의문화를 정착시켜 나가 금융개혁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다"며 "성과주의는 직원들의 월급을 낮추라는 것은 아니라, 업무 성과가 높은 직원에게는 보다 높은 평가와 많은 보수를 받도록 해 그렇지 않은 직원과 차별화를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성과주의를 도입해 민간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성과주의를 도입 확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당국 수장과 업권 CEO 수장의 인식 공유에도 실제 은행권 성과주의 도입에는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성과주의 도입은) 은행장들은 필요성을 다 공감한다"면서 "그런데 (은행) 특성이나 노조 반발도 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 계획은 곧 저성과자 퇴출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며 "임금체계는 노사가 자율로 결정할 사안임에도 정부가 금융권의 수익성과 경쟁력 악화를 핑계로 애먼 노동자들의 월급봉투에 손을 대려고 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관치금융"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