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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안나볼레나' 이회수 연출 "촉촉하게 마음에 와닿는 오페라가 됐으면 해요"

기사입력 : 2015년11월24일 15:55

최종수정 : 2015년12월29일 16:18

 

[뉴스핌=글 양진영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오페라 '안나 볼레나'가 이회수 연출의 손에서 다시 피어난다. 축축한 초겨울에 어울리는 감성과 아름다운 음악, 풍부한 감동을 입은 오페라가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오는 27일부터 29일 오페라 ′안나 볼레나′가 아시아 초연을 앞두고 있다. 뉴스핌은 이번 오페라를 첫 소개하며 총 연출을 담당하는 이회수 연출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안나 볼레나'는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산 왕비 앤 불린의 이야기를 담은 도니제티의 명작. 이회수 연출을 비롯해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회수 연출은 라 트라비아타, 마술피리, 돈죠반니, 마님이 된 하녀, 라보엠, 나비부인, 투란도트, 루치아 디 람메르무르, 잔니스키키, 토스카, 카르멘, 버섯피자, 사랑의 묘약, 피가로의 결혼, 결혼, 손양원, 선비 등등 한국과 유럽각국에서 수십 편의 오페라 연출 및 예감 오페라 앙상블 예술감독으로 오페라 외 각종 콘서트를 제작 및 연출해온 베테랑이다. 또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무척이나 반기는 사람이었다. '안나 볼레나'의 배경이 되는 영국까지 직접 다녀온 그는 윈저 성과 안나가 교수형을 당한 런던 타워에도 찾아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늘 새로운 작품을 하는 게 설레요. 여름에 짬을 내서 영국 윈저 성도 그렇고 안나가 죽었던 런던 타워도 가봤죠. 잠시 들른 이태리에서 깎아지르는 듯한 높은 성당의 돔 지붕과 화려한 장식을 보면서 헨리 8세 시대의 교황청의 권력이 대단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죠. 그래서 더 대단해보였어요. 헨리는 안나를 위해 교황청을 배척하면서까지 국가의 진정한 수장이 되려 했고, 영국의 국교를 다시 세우려 한 거죠. 보통 왕비가 6명이나 되다 보니 색욕적이고 바람둥이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종교를 바꿔가면서까지 사랑하는 여자를 왕비로 만들어 준 헨리가 굉장히 다르게 느껴졌어요."

헨리 8세는 사실상 왕위 서열에서 멀리 있던 인물이지만 장미전쟁 이후에 형의 죽음으로 왕위를 계승했다. "그래서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정치적인 위협을 받거나 죽거나 했을 때 핏줄이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큰 인물"이라는 이회수 연출의 설명과 함께 왕의 위치에 있는 남자의 여성 편력이 자연스레 이해되는 듯 했다.

"여성 편력이기보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컸다고 봐요. 헨리가 결국 인정한 아내는 아들을 낳은 조반나 뿐이라 조반나 옆에 묻혀 있죠. 교황청에 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저도 결국 카사노바로 헨리를 치부했을지도 몰라요. 별개로 안나는 너무도 안쓰럽죠. 런던 탑에 안나의 무덤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물어 물어 갔더니 신부님이 기도하는 조그만 장소에 사장돼 있었어요. 거기가 안나의 무덤인 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죠. 헨리가 교수형을 당한 안나를 관에 넣어주지 않았고 방치했고, 타워에서 일하는 사람이 나중에 교회에 묻어줬대요. 정말 비참한 죽음을 맞았는데 이름없이 무덤도 없이 죽어있는 게 여자로서 마음이 아팠죠."

오페라에는 무대를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몫에 버금가는 연출의 힘이 작용한다. 이회수 연출은 "오페라를 하면 어떤 사조에 맞춰서 풀어가면 좋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고 고민을 하면서도 니체의 글귀를 보고 퇴폐주의인 데카당스 사조로 '안나 볼레나'를 풀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 연출이 집중한 건 "괴로워하는 자, 절망하는 자, 자신을 불신하는자, 한 마디로 병든 자는 어느 시기나 환영을 필요로 했다"는 말 한마디였다.

"왕이나 여왕이 되면 모든 걸 가졌다고 생각하면서도 허무주의나 퇴폐주의로 빠지기 쉽기 때문에 느낌이 왔죠. 헨리는 왕이 될 처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왕이 됐고 자신을 노리는 사람이 많았을 거예요. 국왕이 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불안함을 달래기 위해 여자와 사랑으로 달래고, 아들에 대한 집착으로 환영을 만들어낸 거죠. 안나도 자신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간에 헨리와 결혼해서 완벽한 자리에 오르게 돼요. 역시 환영이 필요해졌죠. 높은 세트로 담을 쌓아서 화려하게 만들지만 그게 높을 수록 고립되고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 영국 왕실의 화려하고 웅장한 걸 생각하실텐데 거대하긴 하지만 색은 많이 뺐어요. 조금은 우울한 안나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끔 의도적으로 바랜 색을 사용했고 불안함을 입혔죠."

이회수 연출은 연습을 할 수록 '안나 볼레나'의 주역들 하나 하나에 모두 애정이 간다고 고백했다. 자식들 중 하나라도 소중하지 않다는 말을 실감케하는 그의 애정어린 시선이 연출에 모두 담겨있을 것이라 믿음을 갖게 됐다.

"안나는 항상 볼 때 애잔해요. 불륜을 고백하면 자신의 딸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명예를 지키고 조용히, 평안하게 죽음을 맞았대요. 그런 여인이 무덤도 없이 누워있다는 생각에 보면 항상 짠하죠. 조반나도 이 모든 오페라의 긴장감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제가 요구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순간 순간 심리적인 부분이라 고민을 많이 하게 하죠. 퍼시는 멜로디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벨칸토의 작곡가들은 사람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드는 음악들을 만들어냈고, 퍼시의 음악을 느낄 때마다 행복하고 첫사랑 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렇다면 총 연출로서 그 역들을 직접 연기하는 배우들에 대한 감상은 어떨까. 이미 소프라노 박지현과 강혜명, 메조 소프라노 최승현, 테너 이상준과 베이스 양석진을 만나본 입장에서 이회수 연출의 의견이 궁금했다.

"지휘자님, 단장님, 제가 아주 오랫동안 의견을 나누면서 삼박자를 맞추기 어려운 순간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지금의 캐스팅은 퍼펙트죠. 조반나 역의 김정미 메조 소프라노는 왕실 여자의 선이 있고 영특한 배우예요. 최승현 씨는 전형적인 영국여자 같은 딱딱함과 함께 소리와 외모로 압도하는 매력이 있죠. 강혜명 씨는 절제되면서 노블한 안나고, 박지현 안나는 굉장히 감성적이에요. 박준형 헨리는 굉장히 섹시하고 양석진 헨리는 왕의 묵직함을 너무도 잘 표현해주고 계셔서 든든합니다."

이회수 연출은 점점 더 '안나 볼레나'에 푹 빠져들게 된 스스로처럼, 관객들이 아름다운 이야기에 젖어들기를 바랐다. 아시아 초연작이라고 해서 별다른 각오는 없지만, "왜 한국에서 이제야 올렸지?"라는 말을 들을 만큼만 소소하게나마 많은 이들의 마음에 노크하고 싶은 포부를 털어놨다.

"오히려 '라 트라비아타'나 '라보엠'처럼 많이 한 작품은 더 새로운 걸 뽑아내야 한단 생각에 고민이 크죠. 가수들도 이미 익숙해져 있게 마련이라 연출과 잘 녹아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미 확실히 감정선이 잡혀있는 거죠. 초연작을 하게 되면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고 연출의 의도에 마음을 열고 서로가 만들어갈 수 있어 좋아요. '안나 볼레라'를 통해 훌륭한 찬사보다 소소하게 마음에 노크할 수 있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음악도, 가수들도 연출도 이정도면 아름답고 참 맘에 와닿는다'는 말이면 가장 기분 좋을 듯 해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니까요. 축축한 초겨울에 유난히 잘 어울리는 오페라입니다. 많이 오셔서 촉촉한 감동을 안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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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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