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포츠 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박시환 "더 단단해진 '괴물', 위로 드리고 싶어요"

기사입력 : 2015년11월30일 10:14

최종수정 : 2015년11월30일 10:14

 

[뉴스핌=양진영 기자] 가수 박시환(28)이 첫 연기 도전에 이어 조금 더 단단해진 음악으로 돌아왔다. 힘겨운 풍파를 모두 겪어내고 '괴물'이 된 남자를 노래한다.

박시환은 지난 23일 두 번째 미니 앨범을 발매하고 올해 연말까지 끊임없는 활동을 알렸다. 이번 곡은 그간 박시환의 트레이드 마크로 생각됐던 애절하고 슬픈 느낌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괴물이 됐다는 현실적이고 묵직한 가사로 성숙하고 단단한 느낌을 내보인다.

"이번 곡에선 프로듀서분이 남성다운 보컬을 좀 요구하셨고 맞춰보는 작업이 재밌었어요. 맛이따밴드 홍진영 작곡가가 작곡, 작사 해주셨고 가사 자체엔 위로라는 주제가 담겼죠. '괴물'이라는 말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라기보다 힘든 일이나 시련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그런 괴물이에요. 작곡가가 직접 프로듀싱 하면서 제게 좀 더 강한 보컬 톤을 원하셨죠. 그게 이번 곡에서 새로이 한 시도예요. 나머지 노래 두 곡 정도는 익히 들으시던 제 목소리를 들으실 수 있죠."

타이틀곡 제목인 '괴물'은 사실 '그래 난 이제 괴물이야'라는 부정적일 느낌일 수도, 이제 더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긍정적일 의미일 수도 있는 게 아닌가 했다. 박시환에게 이를 물으니 "부정적 느낌이 와닿는다면 그건 슬픈 감정일 거다"고 자신의 해석을 설명했다.

"부정적인 건 아마 다른 것보다 슬픈 감정을 깔고 왔어요. 위로 같은, 한번 울고 나면 후련해지는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죠. 이 곡을 듣고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아마 제게도 '나도 괴물이 됐어'라고 했던 순간은 많이 있었겠죠. 가수를 하기 전이나, 가수가 된 후에 소속사를 결정하면서 설왕설래도 많았고 힘든 일도 있었으니까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가사에서 '굳은살로 덮인 손이 내 삶을 말한다'는 부분이 끌리더라고요. 한창 일을 했을 때 손에 맺혔던 굳은살이나, 나중에는 다이어트와 관리를 할 때의 다짐들도 생각났어요. 그 때를 생각하면서 불렀죠." 

'슈퍼스타K'에서 발라드 곡으로 이름을 알렸기에, 어쩌면 박시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라고도 생각됐다. 기존과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박시환은 발라드의 큰 틀을 깨지는 않았다. 그는 "노래가 좋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좋다. 위로를 노래하는 곡이니 고맙다는 얘기도 들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위로가 돼서) 고맙다는 얘기를 조금 듣고 싶기도 하네요. 발라드 앨범이다보니 이번엔 제 욕심이 많이 들어갔어요. '업스앤다운'은 싱글로 나왔었지만 나머지 세 곡이 대중성과 제 개인의 욕심, 좋아하는 장르를 맞춰가는 중에 나온 곡들이거든요. 가사나 멜로디에서 제가 원하는 느낌을 담으려 했죠. 발라드는 제게 익숙한 장르지만 나중엔 펑키도 해보고 싶어요. 더 소울풀한 노래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사실은 박시환을 사랑하는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그가 가려는 길과는 조금 다를 지도 모른다. 얘기가 나오자마자 박시환은 "팬들은 제목 보고 많이 놀라셨다. 근데 노래를 듣고 좋아하시더라"고 별 걱정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 가지 노래 다 발라드다 보니 처음의 걱정과는 반응이 좀 달랐죠. 아무래도 슬픈 발라드를 익숙해하시고 반가워해요. 지금은 노래 외에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서 가장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팬들이 원하는 모습이 분명히 있다는 걸 알아요. 아마 '슈퍼스타K' 때의 저일 수도 있죠. 저는 오랫동안 음악을 할 거고 한 가지만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요. 그렇다고 어떤 식으로든 강요하지도 않을 거고요. 좋아하는 건 궁극적으로 언젠가 하게 될 거라서 싫으셔도 겪게 되실 거예요. 하하. 알아서 받아들이시지 않을까요. 그때그때 골라서 사랑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아직 배울 것도 부를 노래도 많거든요. 다양한 감정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주 재밌는 노래나 유쾌한 곡도 시도하고 싶다는 박시환. 굉장히 슬프거나 기쁜 극단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밝은 느낌에는 역시 댄스가 제격이지 않냐는 말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콘서트 때 해봤는데 어렵더라. 한다면 율동 정도로"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시즌은 아니지만 '슈스케' 출신으로 절친한 사이인 동료 에디킴이나 박재정, 로이킴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에는 바빠서 많이 못만났지만, 편하게 얘기하고 친하게 지내요. 음악적인 얘기는 많이 안하고요.(웃음) 예전 얘기들을 많이 하게 돼요. 아무래도 나이가 있어서 인생 경험 같은 부분에서 동생들에게 얘기를 해주기도 하고, 보통은 다 만나서 뭐 먹느라 정신 없어요. 만나면 고기 먹고, 술먹고 애들이 식성이 너무 좋아요. 항상 고기를 먹어요. 하하." 

에디킴과는 싱글 '업스앤다운'으로 곡 작업을 하기도 했다. 워낙 개성있는 스타일의 싱어송라이터다 보니 그에게 받은 영향도 없지 않았다. 박시환은 "리듬감이나 즐기는 법을 좀 배운 것 같다. 에디킴은 의외로 정말 재밌고 만만한 스타일이다"라고 살짝 귀띔했다.

"노래를 받으면서 고맙다고 그랬죠. 그 곡의 목적은 가볍게 편하게 부를 수 있길 바랐란 거였어요. 연달아 세 곡을 부른다면 중간에 부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노래라 마음에 들어요. 최근에는 발라드보다는 일렉트로니카나 퓨처 알앤비 같은 음악에 관심을 두더라고요. 아무래도 저는 발라드가 익숙하다보니 에피톤 프로젝트, 정준일, 윤종신 선배님과 작업 기회가 온다면 좋겠어요. 노리플라이 권순관 선배나 조관우 선배님 곡들. 저한테 어울리는 느낌의 곡은 뭐든 좋아요."

박시환은 최근 노래 외에 드라마 '송곳'에서 연기를 시도하고 꽤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아들었다. 그는 "지금 달리고 있는 느낌이고, 이게 내년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이들의 불안한 시선을 지워내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며 한번 더 신곡 '괴물' 속의 단단한 박시환의 의지를 드러냈다.

"기회가 되면 계속 일을 하고 싶어요. 열심히 하는 이유는 저도 뭔가 다지고 싶어서죠. 가수로서 입지도 그렇고 저를 바라보시는 시선 중에 불안한 부분들이 있는 걸 알아요. 팬들이나 가족, 친구들이 제 활동을 기다리면서 불안해하시는 것도, 스스로 불편한 느낌도 다 지우고 싶어요. 더 많이 도움이 되고 싶고요. 주위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서. 지킬 게 많아져서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앞으론 더 열심히 달려서 더 뿌듯했으면 좋겠어요." 

웹툰 원작 드라마 '송곳', 박시환은 생활 연기에 강하다?

 
박시환은 JTBC 드람 '송곳'에서 남동협 역으로 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노래보다 더 화제가 된 연기 도전이 서운하지는 않았는지, 또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인 만큼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일단 이름을 알아주신다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뻤죠. 음악 성적에 크게 연연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가수할 때 이미지와 많이 달라서 그런지 반응이 훅 왔어요. '너 거기 나오더라. 맞냐' 이런 말도 듣고, 돌아다니면서 '맞죠?' 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슈스케' 때와 동일인물이라고 생각을 못하셨나봐요.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성공이죠.
 
치열한 삶의 현장을 직접적으로 경험했다기보다 간접적으로 좀 공감이 가는 부분은 있었죠. 웹툰을 먼저 접한 상태라 막상 하게 됐을 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단하게 들었고요. 이후에는 '진짜 민폐가 되면 안되겠다. 작품성을 방해하는 인물이 되선 안된다'고 다짐했어요. 동협이가 주요 인물 중에 하나라서 첫 연기에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최소한 드라마 흐름에 방해가 되면 안되겠다, 튀지 말아야지 생각했어요.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요.
 
게중에는 극중 소진(김가은) 씨한테 약간 무안해하고 당황해하는 우물쭈물한 연기는 괜찮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소진 씨랑 같이 엮여 있을 때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었나봐요. 짝사랑하는 단계의 연기인데, 짝사랑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웃음) 아직 안나온 부분도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너무 화내거나 극단적인 감정 표현보다 일상적인 대화톤은 저는 괜찮게 느껴졌어요. 기회가 되면 나중에 하는 작품은 더 재밌게 하지 않을까요. 동협이를 이겨냈으니 다음 배역은 더 용기있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토탈셋 제공]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사진
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