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업체 추가 인수하면 필요 부품 모두 공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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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세준 기자] 자동차 전장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삼성이 전자 및 관련 계열사들을 통해 스마트카 시장으로 바로 진입이 가능한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추가적으로 기업을 인수하면 모든 부품을 일괄 공급할 수도 있어 선발주자를 따라잡는 건 역시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14일 삼성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전장사업은 단기간 내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이 시장진출을 노리는 스마트카는 내·외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고안전·고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자율주행자동차(Autonomous)’를 말한다.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론 레이더(Radar), 라이더(Laser Radar), 카메라(Camera) 등 3가지와 이를 제어하는 반도체가 필요한데, 완성차가 어떤 협력사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공급받는 부품의 종류가 결정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1차 협력사(티어1)은 오토리브다. 이 회사는 2차 협력사(티어2)인 ASTYX, 미국 반도체업체 프리스케일 등을 통해 레이더 부품을 납품받는다.
현대기아차 역시 1차 협력사인 만도와 2차 협력사인 독일 반도체업체 인피니언, 부품업체 헬라 등을 통해 레이더를 조달한다.
BMW의 경우는 1차 협력사인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과 2차 협력사인 ASL비전(콘티넨탈의 엔지니어링 자회사), 미국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을 통해 카메라를 공급받는다.
스마트카 시장에서 삼성 계열사들은 티어1의 위치로 레이더 및 라이더를 제외하고 자율주행 구현에 필요한 부품기술을 대부분 그룹 내에서 자체 조달할 수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와 디램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나설 수 있다.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전장사업팀을 관장하는 것은 단순한 전장 부품이 아닌 차량용 반도체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또 삼성전기는 현재 자동차 전자제어용 반도체인 적층세라믹콘덴서( MLCC), 자동차 블랙박스용 카메라 모듈을 만들며 향후 차량용 스마트폰 무선충전, 통신모듈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곧, 레이더 및 라이더 기술 관련 업체만 추가로 인수하면 삼성은 스마트카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을 일괄 공급할 수 있게 돼 다른 업체 대비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평가다.
삼성전기는 이미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전장부품 업체 추가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도 자체 사업뿐만 아니라 기업 인수 등 모든 방향성을 열어 놓고 사업을 준비 중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전기만으로도 자동차용 전장 사업을 할 수 있고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삼성전기의 경우 삼성물산 지분 매각 후 1조3000억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인수 합병에 대한 의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련업계는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인수 및 협업에 나서고 있는 점에서도 삼성의 추가 M&A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프리스케일과 ‘차세대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는 양해각서(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했다. 이 시스템은 주행 중 운전자가 발견하지 못한 장애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차량이 바로 멈출 수 있도록 제어한다.
LG전자는 가전과 모바일 분야에서 영상 및 센서, 무선통신 등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프리스케일이 확보하고 있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프로세서 개발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카 시장 전망 <자료=자동차부품연구원> |
애플은 영국 스타트업 보컬아이큐(VocalIQ)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컬아이큐는 지난 2014년 제너럴 모터스와 공동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 음성 제어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목소리로 카 오디오 볼륨조절이나 와이퍼 작동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스마트카 사업 관련 국내외 기업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분석기관 IHS는 2035년 전 세계 자동차의 9%가 자율주행자동차일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긴급제동(AEB)기능의 경우 이미 EU에서는 2014년부터 차량 안정성평가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선정했고 내년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적용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현재 유럽회사들이 스마트카 분야에서 앞서 있고 삼성이 LG보다도 후발주자이지만 세계 산업 규모가 아직 작은 편이고 앞으로 훨씬 커질 전망인 만큼 삼성의 성공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