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새해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축제 즐겨
[뉴스핌=박현영 김겨레 기자] 종로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전통의 새해맞이 행사였다면, 영동대로는 그야말로 '젊은이들의 축제' 현장이었다.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과 강남구 영동대로에는 각각의 새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서울시는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강남구는 현대자동차,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영동대로에서 '더 브릴리언트 카운트다운 2016'을 개최했다. 경찰추산 보신각에는 약 7만명, 영동대로는 약 1만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보신각과 영동대로의 새해 맞이 행사는 달랐지만 시민들은 새로운 한해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축제를 마음 껏 즐겼다.
▲"대한민국에 서광을"…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 표정
이날 밤 12살, 10살난 아들과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보러 온 김천수(45, 서울 종로구)씨는 셀카봉으로 가족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김씨는 새해 소망에 대해 "우리 도윤이 올해는 수학 100점 받는게 소원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왔다"며 초등학생 아들들에게 제야의 종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새해 1일 0시를 맞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10, 9, 8, 7, 6, 5, 4, 3, 2, 1, 와!" 라며 목청을 높여 숫자를 외쳤다. 보신각의 종소리가 시민들의 함성에 파묻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사회 각 분야에서 선정된 11명의 시민대표가 함께했다.
보신각을 찾은 80대 노부부는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고 새해를 맞았다. 매년 보신각을 찾는다는 이충기씨 부부는 "2015년 새해맞이보다 시민들이 더 열정적인 것 같다"며 "새해에는 대한민국에 서광(曙光)이 비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신각을 찾는 이유에 대해서는 "늙은이지만 이런 축제 분위기에 동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장 안전을 위해 나온 이중상 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 담당은 "새해에는 시민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사고 없이 한 해가 갔으면"이라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25년간 새해 맞이 행사의 안전을 위해 나왔다는 그는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보신각 종이 33번 울리자 시민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해산했다. 대중교통 연장운행으로 시민들은 보신각 인근 을지로입구역, 광화문역 등을 이용해 귀가했다.
31일 영동대로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 '더 브릴리언트 카운트다운 2016'. <사진=박현영 기자> |
▲젊음의 영동대로, 축제 분위기 속 흥겨운 새해맞이
종로 보신각의 새해 맞이 풍경과는 다르게 강남 영동대로 일대는 신나는 음악 소리로 가득 찼다. 강남구와 현대차, 무역협회가 공동주최한 '더 브릴리언트 카운트다운 2016' 행사 때문이다.
시민들은 가수 싸이의 열정적인 무대를 보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들었다. 마치 야외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음악에 맞춰 춤추며 거리를 걷던 20대 초반의 한 커플은 "너무 신난다"며 행복한 고함을 질렀다. 그들은 "치맥을 먹으면서 카운트다운도 하고 새해를 맞을 것"이라며 '새해 소원이 무엇인가'의 질문에 "희정아 사랑해! 행복하자!"라고 크게 외치며 웃었다.
삼성동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32)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왔다. 엄청 추울 줄 알았는데 친구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 열기 때문에 하나도 안 춥다"며 "(영동대로처럼) 축제 같은 분위기와 보신각처럼 엄숙하게 소원도 빌고 의미 있게 보내는 것 중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답했다.
2016년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영동대로 현대차 사옥 부지 건물에 화려한 조명과 숫자가 띄워졌다. 사람들은 다같이 "5, 4, 3, 2, 1!" 하고 숫자를 외쳤다. 이후 건물에는 "2016 HAPPY NEW YEAR"라는 문구와 함께 병신년을 나타내는 원숭이 그림이 나타났다. 건물 위로는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졌다.
3분여간 이어진 불꽃쇼가 끝나고 무대에는 사라졌던 가수 싸이가 다시 등장했다. 그는 "2016년 함성 발사!"를 외쳤고 사람들은 이에 화답하듯 큰 환호를 질렀다. 후끈한 디제잉 공연도 있었다. DJ KOO는 전 연령대에게 익숙한 "It's raining man" 노래로 디제잉을 선보였다.
디제잉에 맞춰 머리를 흔들던 한 중년 여성은 "젊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나까지 젊어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새벽 1시가 다돼서야 끝이 났다. 행사가 끝나고 집에 가는 귀갓길에도 사람들의 흥은 가시지 않았다. 이원영(26,여)씨는 "공연도 화려하고 규모가 남다르다. 이제까지와는 색다른 새해맞이"라며 활짝 웃었다.
[뉴스핌 Newspim] 박현영 김겨레 기자 (young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