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 절반 '향후 주가 더 내린다' 응답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증시 A주 개인투자자들의 절반이 지난 4일 폭락장의 원인으로 올해 막 도입된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꼽았다. 또 개인 투자자들 상당수는 향후 중국 주가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소후재경(搜狐財經)은 5일 중국 A주 개인투자자 6625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응답자들이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4일 주가폭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증시의 8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의 투자성향은 향후 시장의 흐름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 4일 상하이지수는 6.85% 폭락한 3296.66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중국 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낙폭이 확대되며 두차례 서킷브레이커가 작동, 조기 폐장하는 보기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자료=바이두(百度)> |
이날 전체 응답자의 46.72%(3095명)는 4일 처음 도입된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는 등 폭락의 원인이 됐다고 답했다. 또한 34%(2257명)의 응답자가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중국증시 안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4일 중국 시나재경이 개인투자자 2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1.9%가 서킷브레이커제도가 A주 투자환경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증시의 한 개인투자자는 “(상하이지수가)3% 하락했을 때 서킷브레이커가 작동될 것을 알았고, 두번째 서킷브레이커도 예상했다”며 “팔지 않을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도 “서킷브레이커가 낙폭을 줄이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설문조사를 진행한 소후재경도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가 등락폭 5%, 7%에 한번씩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하며 시장에서 공황심리가 확산됐다"며 "이는 천여개의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한 것보다 더 큰 부담으로 투자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덩거 대변인은 지난 4일 "서킷브레이커가 A주에 냉각기를 제공하는 등 중국 증시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의 불만을 일축한 상태다.
아울러 응답자의 46.11%(3055명)가 중국 증시에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하는 데 반대의 뜻을 표했다. 21%의 응답자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 사실상 서키브레이커 제도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는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폭이 컸던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컸다.
전체 응답자의 21%(1428명)가 지난 4일 폭락으로 896만원(5만위안)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고 답했다. 537만원(3만위안), 90만원(5000위안) 이상 손해를 본 응답자 비율은 각각 19.95%, 18.01%로 집계됐다.
향후 A주 전망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이 다수를 차지했다. 46.67%(3092명)의 응답자가 향후 A주 증시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폭락을 내다 본 응답자도 20%에 육박했다.
반면, A주 장세가 안정되며 소폭 반등할 것으로 대답한 응답자는 29.18%(1194명)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A주 개인투자자들은 댓글을 통해 "1월 A주 증시의 수급상황이 악화되면서 지난 6월의 폭락세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 "당국의 증시 부양 조치의 약발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