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돌출악재 아니다' 조기 반등 낙관
[뉴스핌=이승환 기자] 올해 첫 거래일인 4일 중국 증시가 7% 가까이 하락하며 조기 폐장한 데 대해 중국 기관들이 잇따라 원인 분석에 나서고 있다.
위안화 가치 하락과 대주주지분 매각 금지령 해제로 인한 대규모 매도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에 힘이 실렸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 이날 처음 도입된 서킷브레이커 제도도 오히려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전장대비 6.85% 하락한 3296.66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이 확대되자 1시14분과 1시 40분(현지시간) 두차례에 걸쳐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고, 이로인해 상하이·선전 증시는 평상시보다 1시간 반 이르게 폐장됐다.
<자료=바이두(百度)> |
먼저 위안화 가치가 4년 반 만에 최저치로 밀리면서 자본 이탈 우려가 확대된 점이 중국 증시를 짓눌렀다는 지적이다.
중국 초상증권(招商證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민은행은 1달러 달러/위안 기준 환율을 6.5032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위안 고시환율이 6.5위안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1년 5월24일(6.5038위안) 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덩하이칭 중국 구주증권(九州證券) 연구원은 작년부터 위안화 환율의 추이가 주식 투자자들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위안화 평가절하가 자본유출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증시 안정을 위해 도입된 주요 대주주 지분 매도 제한 조치 종료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동안 매도가 제한됐던 대량의 차익실현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위축시킨 것.
지난해 7월 8일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주가 부양을 위해 지배주주, 5%이상 지분 보유 주주 및 이사들을 대상으로 유통시장을 통한 지분 매각을 6개월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월 9일부터 해당 금지령이 페지될 예정이며 해당 물량은 약 1조 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리펑 국금증권(國金證券) 연구원은 "만약 감독당국에서 주요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종료에 따른 매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1월 주식시장이 단기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비유통주 해제 물량도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중국 초상증권에 따르면 올해 비유통주 해제 물량이 1월에 집중되어 있고, 특히 2016년 첫 주 (1월 4일~8일) 34개 상장사의 92억6800만주의 비유통주가 해제될 예정이다. 이는 시가총액 950억 위안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날 도입된 서킷브레이커 제도 자체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국의 과도한 개입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킷브레이커 제도는 중국 당국이 A주 증시 리스크 예방을 위해 1월 1일자로 시행에 나선 것으로 바로 이날 처음 발동이 됐다. 서킷브레이커의 작동 기준은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지수)로, 이 지수의 등락폭이 5%를 넘으면 상하이, 선전증권거래소가 15분간 거래를 중단한다. 또한 거래 재개 후 CSI300지수의 변동폭이 상하단 7%까지 확대될 경우 증시가 바로 마감된다.
지난해 6월 A주 파동을 예견했었던 훙하오 보콤인터내셔널 이사장은 "인위적으로 시장의 움직임을 제한한 데 따른 대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유명 경제칼럼니스트인 장쟈웨이도 "서킷브레이커로 인해 등락폭이 과도하게 제한된 점이 오히려 시장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구매관리자지수(PMI)지수 악화와 위안화 환율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날 중국 차이신(財新)과 시장조사기관 마킷이 공동 집계한 12월 제조업 PMI지수는 48.2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49.0과 11월 수치 48.6을 모두 하회한 수준이다.
덩하이칭 구저우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폭락의 원인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 ▲보험자금의 과도한 레버리지에 대한 당국의 개입 ▲은행의 연초 유동성 부족 ▲ 주요 대주주 매도제한 조치 종료 및 서킷브레이커 도입에 대한 관망세를 꼽았다.
다만 이날 폭락은 일시적인 조정일 뿐 A주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데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덩하이칭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증시의 펀더멘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나아가 건전한 불마켓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더룽 중국 남방펀드(南方基金) 수석연구원은 "이날 폭락의 원인은 투자자들의 공황심리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며 "실질적인 악재는 없어 시장이 빠른시일 내에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