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베네수엘라와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가격을 지지하면서 18일(현지시각)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소폭 상승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공급 과잉이라는 약세 전망이 여전히 유가를 짓누르고 있다. 금값은 차익 매물이 나오며 소폭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은 배럴당 59.82달러로 14센트(0.23%)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은 배럴당 56.15달러로 21센트(0.38%) 올랐다. 이는 1월물 계약 만기를 하루 앞둔 시점이며, 거래가 가장 활발한 2월물 계약도 비슷한 상승폭을 보였다.
전 세계 원유 생산의 1%에도 못 미치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미군의 군사적 조치 가능성은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제재 대상인 유조선들의 베네수엘라 입항을 차단하는 봉쇄 조치를 지시했지만,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는 향후 추가 조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에너지 부문을 겨냥한 추가 제재도 준비 중이다. 이와 동시에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은 어떤 평화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안보 장치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BOK 파이낸셜 시큐리티스의 트레이딩 부문 수석 부사장인 데니스 키슬러는 "평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 더욱 격화되면서 공급이 빠르게 타이트해질 수 있다"며 "여기에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봉쇄까지 더해지면, 현재 유가는 다소 저평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여전히 2018년 이후 최악의 연간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원유 저장 시설과 항만에 정박 중인 유조선들이 빠르게 가득 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장 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경우,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가 유정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값은 예상보다 약한 미국 소비자물가(CPI) 지표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소폭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다소 약해지면서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가벼운 차익 실현이 나타났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0.27% 하락한 온스당 4,335.8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온스당 4,332.23달러로 0.2% 내렸다.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11월까지 1년 동안 시장 예상보다 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줬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시장 전망치였던 3.1%를 밑돌았다.
고용시장 둔화와 여전히 높은 물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내년에 한 차례 금리 인하만을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두 차례 인하에 베팅해 왔으며, 이번 물가 발표 이후에도 그 전망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5월 제롬 파월 의장을 대신할 차기 연준 의장은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것을 믿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