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세계지수 PER 2011년 수준 복귀하면 주가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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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새해 첫 주 MSCI 세계 지수가 6% 폭락하며 기록적인 약세장을 맞은 가운데 떨어지는 칼날을 붙잡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아직 최악의 상황을 지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밸류에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복귀할 경우 전세계 주가가 반토막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등장하는 등 월가의 투자자들은 매도 근거를 찾는 데 분주한 움직임이다.
11일(현지시각) 소시에테 제네랄은 지난 수년간 이익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상승세를 지속한 주가 밸류에이션이 꺾이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게 고조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값싼 유동성에 기댄 주가수익률(PER) 팽창이 한계를 맞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중국의 주가 폭락과 위안화 절하가 하락 도미노를 더욱 부추기는 상황이라고 소시에테 제네랄은 강조했다.
미국 양적완화(QE)가 종료된 데 이어 긴축이 본격화된 데 따라 자산 가격 상승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 펀더멘털의 현실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MSCI 세계 지수의 PER이 2011년 수준으로 복귀하는 한편 기업 이익이 현 수준에서 안정을 이룬다고 가정할 때 글로벌 증시는 50% 떨어질 것이라고 소시에테 제네랄은 판단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미 12년래 최저치로 밀린 국제 유가가 내림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주가 역시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유가와 주가의 강한 상관관계는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다.
스콧 마이너스 구겐하임 파트너스 펀드매니저는 “유가와 주가, 그리고 신용시장까지 도미노 하락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올해 1분기 전망이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와 그 밖에 상품 가격 하락으로 인해 주가와 정크본드가 각각 15%와 5% 떨어질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이와 함께 이머징마켓의 주식 및 통화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주가에 또 한 차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P 캐피탈 IQ는 4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3분기 이익 감소폭인 1.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주요 섹터 가운데 4분기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은 통신과 헬스케어, 금융, 재량 소비재 등 4개에 불과하다.
2016년 이익 전망 역시 흐리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미국 기업이 강달러와 중국발 충격으로 인해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티브 우드 러셀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주식 투자로 수익률을 올리기 지극히 어려운 여건”이라며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부족한 데다 변동성 역시 크게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는 하락에 매수하는 전략이 이번 주가 급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식시장의 대중이 공포에 떨 때 담대하라는 워렌 버핏의 격언 역시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 주식뿐 아니라 자산시장 전반에 걸친 약세장이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기업 이익 둔화 이외에 상품시장의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위안화의 무질서한 평가절하가 투자심리와 자산 가격에 커다란 흠집을 낼 것이라고 FT는 경고했다.
공격적인 기업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 동력 역시 올해 꺾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 상승에 적극 베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관련 국가의 통화가 거센 하락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고 FT는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