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저우전자 주식담보대출 관리위해 거래 정지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증시 침체에 따라 주식 담보로 대출을 받은 기업들의 부실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식담보대출 리스크는 지난해 하반기 A주 파동 당시 상장사들의 집단 거래 정지로 이어지는 등 중국 금융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다.
중국 제일재경은 지난 11일 저녁 중국 IT 기업 퉁저우 전자(同洲電子,002052)가 주식담보대출 관리를 위해 증시 거래중단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대출 담보로 맡겼던 주식의 부실화가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회사측은 “주식담보대출이 금융기관이 설정한 강제 청산 경고선에 근접한 상태”라며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주식 거래를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중국 텐센트 재경> |
퉁저우 전자의 거래중단 선언은 추가적인 주가하락을 회피해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긴 주식이 강제청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위안밍은 지난해 5월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 1억2200만주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담보 부실(주가 하락)로 인한 강제청산(반대매매) 경고 기준이 9.5~8.5위안으로 설정됐다.
이는 퉁저우 전자의 주가가 8.5위안 밑으로 떨어지면 담보로 맡긴 지분이 금융기관에 의해 강제청산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이 회사의 주가는 10.03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금융기관들은 대출 자산부실화를 막기 위해 주식담보대출 담보비율과 강제청산 경계선을 설정하고 있다. 담보비율은 통상 50~70%, 강제청산 경계선은 담보비율이 적용된 가격의 150%~130% 수준에서 결정된다.
주가가 10위안인 상장사가 담보비율 60%, 강제청산 기준 150%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이 회사의 강제청산 경계선은 6위안이다. 대출 당시보다 주가가 40% 넘게 하락하면 담보로 맡긴 주식이 금융기관에 의해 반대매매 되는 셈이다.
이 같은 강제청산은 기업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이다. 대량의 주식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가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상장사들은 강제청산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에 더 많은 담보(주식)를 넣거나, 주식을 매각해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낙폭이 확대될 경우 상장사들의 주식담보대출 리스크가 다시 한번 부각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새해 들어 6일새 14.8%가 폭락하며 8조3천억위안이 증발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일재경은 증권사의 한 관계자를 인용 “퉁저우전자의 주식담보대출 부실화는 최근 주가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경우 더 많은 상장사들이 이 같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담보대출 부실 문제는 앞서 지난 6월 시작된 A주 파동을 가속화한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주가 폭락으로 인한 주식(담보) 강제 청산을 막기 위해 거래를 인위적으로 중단하거나 자금을 돌려막는 상장사들의 사례가 늘어나면서 그 투자자들에게까지 충격이 전달된 것.
중국 중국국제금융공사(중금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말 기준 A주 시장의 주식담보대출 총액은 2조7000억위안에 달했다. 총 2563회의 주식담보 대출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보유지분의 99.95%가 담보로 잡힌 상장사의 사례도 나타났다.
중국 증권 거래소는 주식담보대출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지난 11월 중국 증권 당국은 주식담보대출 담보 비율을 대출액의 50%에서 100%까지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천원자오 초상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는 퉁저우 전자의 개별적인 현상으로 지나친 확대해석은 주의해야 한다”며 “당국이 환율 개입에 나서는 등 시장안정화에 나서고 있어 주가가 추가적으로 폭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