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베어마켓 초기 필수소비재 '아웃퍼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치약부터 세탁 세제 등 필수 소비재 섹터가 2007년 이후 최장기 상승 기록을 세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필수 소비제 섹터가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경우 일반적으로 경기 부진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와 P&G 등으로 구성된 필수소비재 섹터가 7주 연속 S&P500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장기 기록에 해당한다. 관련 섹터의 밸류에이션 역시 과거 5년 평균치보다 14% 높은 상황이다.
연초 이후 S&P500 지수가 5% 이상 떨어진 데 반해 필수 소비재 섹터는 0.1% 내리는 데 그쳤다. 유틸리티 역시 같은 기간 낙폭이 0.2%에 불과했다.
중국 위안화 충격이 투자심리를 강타한 데다 향후 거시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터 토드 그린우드 캐피탈 어소시어츠 최고투자책임자는 “유동성이 주식시장을 빠져 나오고 있고,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 회피 심리가 두드러진다”며 “필수 소비재 및 유틸리티 매수와 소형주 매도는 경기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 두 차례의 베어마켓 당시 방어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2007~2009년 S&P500 지수가 57% 급락하는 과정에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3개 섹터가 두각을 나타냈다.
이보다 앞서 2000년 3월부터 2011년 9월 사이 베어마켓 당시에도 대표 지수가 37% 급락한 반면 방어주 섹터가 저력을 과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테코 에너지와 AGL 리소시스가 35% 급등했고, 이에 따라 시장 대비 유틸리티 섹터의 상대적인 수익률이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필수소비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지난해 10월1일 이후 5억59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스티븐 우드 러셀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방어주 섹터로 몰려드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소시에테 제네랄은 S&P500 지수가 75%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충격과 양적완화(QE)가 초래한 자산 버블의 붕괴로 인해 S&P500 지수가 550까지 내려앉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