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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지펀드 위안화 공격에 '2차 소로스 격퇴전'

기사입력 : 2016년01월15일 11:25

최종수정 : 2016년01월15일 11:43

홍콩과 투기 세력간 1998년 결전에선 홍콩 완승

[뉴스핌=강소영 기자] 홍콩을 배경으로 벌어지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과 글로벌 환투기 세력과의 '위안화 환율 전쟁'이 1998년 아시아 외환난 당시 홍콩 정부의 '조지 소로스 격퇴전'과 흡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시 결전이 홍콩 정부의 승리로 끝났던 것처럼 인민은행이 결국 국제 투기세력을 격퇴하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제2차 소로스 격퇴전'으로 불리는 이번 대결에서 중국은 '승리'를 거머줘도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기축통화를 꿈꾸며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제화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평가절하와 역내와 환율차를 노린 외국 투기자본과 위안화 환율 급등(가치 급락)을 방어하려는 인민은행과의 대결 수위는 13일 홍콩 은행간 금리인 하이보(HIBOR) 일일물이 67%가까이 치솟으며 최고조에 달했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유동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섰고, 14일 하이보가 8.31%에서 3.6%로 하락하면서 두 세력 간의 대결도 휴전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14일 중국 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위안화 환율은 또다시 0.21%가 상승한 6.5884위안을 기록했다. 환율은 장중 한때 6.5923위안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야간 거래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 상승세(가치 하락세)는 이어져 결국 0.25%오른 6.5913위안으로 장을 마쳤다.

역외 시장에서 환율 상승세(가치 하락세)를 더욱 뚜렷했다. 장중 두 번 환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이내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며 하락폭을 상쇄해버렸다. 이날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0.7% 올라 1월 6일 이후 최대 1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위안화 환율 상승세는 투기 세력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위안화 환율이 또 다시 큰 폭으로 출렁이면, 인민은행의 2차 출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민은행 개입, 1998년 홍콩과 헤지펀드 대결 '데자뷔'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금융시장을 2008년 금융위기에 비교했다.

홍콩 동방일보도 최근 인민은행과 외국 투기세력과의 대결 양상에서 1998년 홍콩에서 벌어진 '소로스 자본 격퇴' 과정의 '데자뷔(기시감)'라고 표현했다.

당시 홍콩에서 소로스 등 국제 자본이 결국 홍콩 금융당국에 패했지만, 승리를 거머쥔 홍콩 금융시장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1998년 금융위기가 아시아 시장을 강타했을 때 조지 소로스를 필두로 한 국제 헤지펀드는 홍콩 달러를 대량 매도해 홍콩 달러 가치 급락을 유도했다. 이에 홍콩 금융당국은 시장에 개입해 홍콩 달러를 대거 회수했고, 그 영향으로 홍콩 은행간 금리는 한 번에 28%가 올랐다. 금리 급등은 대규모 차입으로 홍콩 달러 공매도에 나섰던 투기 세력에 또다시 큰 타격을 입혔다.

결과적으로 홍콩 금융당국이 헤지펀드에 큰 손실을 입히면서 승리했지만, 홍콩 금융시장도 적지 않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홍콩 주식시장은 60%가 폭락하기도 했다. 이후 홍콩 정부는 자금을 풀어 주식시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가까스로 폭락을 저지하는데 그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홍콩 외환시장에 대한 인민은행의 개입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낼 것으로 우려한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풀어 위안화를 사들이거나 시중 은행의 위안화 대출을 막아 유동성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투기 세력에 대응하고 있다.

문제는 인민은행이 이 같은 방식으로 소기의 목적을 이루더라도 중국 금융시장이 입는 타격도 클 수 밖에 없다는 점.

위안화 유동성 부족은 금리 인상 등으로 기업의 자금난을 가중할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차원에서 본다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도 '후퇴'할 수밖에 없다.

과거 위안화의 평가절상 지속하에 국제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위안화의 국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 큰 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초래했던 '8.11 환율개혁' 후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이는 해외 위안화 자산 축소로 이어진다. 홍콩 금융관리국에 따르면, 2015년 11말 기준 홍콩의 위안화 저축규모는 최대치 대비 14%가 줄어든 8642억위안이다.

인민은행과 핫머니 대결, 환율 방어아닌 주도권 싸움 

인민은행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위안화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위안화 환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에 혼란스러워하는 일반 투자자도 있다.

위안화 급락을 저지하려는 인민은행의 행보가 자칫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막으려고 하는 '제스처'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인민은행 역시 '위안화 평가절하' 기조를 유지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위안화의 본격적인 가치하락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 관건은 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와 폭이다.

15일 안유화 예탁결제연구권 박사는 "인민은행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으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 상승(가치하락) 추세화는 필연적이다. 다만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 결정의 주도권을 시장 투기 세력에 뺐기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을 뿐" 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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