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가격 폭락이 수급 균형 유도
뉴욕증시 낙관론 20% 하회, 상승 반전 신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9월 월가의 투자은행(IB)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유가 20달러 시대를 예고했던 골드만 삭스가 올해 상품시장의 ‘불마켓’을 전망했다.
유가를 필두로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반등, 연말 새로운 강세장을 연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상품과 주식시장이 동시에 자유낙하를 연출하는 상황에 나온 의견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함께 뉴욕증시의 투자자 비관론이 3년래 최고치에 달한 것은 강한 주가 반등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원유 저장 시설 <출처=블룸버그통신> |
15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는 연말 상품시장의 불마켓을 점쳤다. 배럴당 30달러 선을 뚫고 내려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올해 상반기 중 배럴당 40달러 선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며, 이 밖에 상품 가격 역시 강한 반등을 연출할 것이라는 기대다.
연일 수직하는 상품 가격이 마침내 펀더멘털 측면에서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내다보고 있다. 전폭적인 생산 축소를 통해 수급이 균형점에 도달하면서 가격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원유 생산 규모는 하루 15만배럴 가량 감소했지만 이 밖에 산유국의 생산량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은 여전히 하루 3000만배럴을 웃도는 상황이다.
제프리 쿠리 골드만 삭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석유업계와 상품시장 전반에 걸쳐 보다 현실적인 공급 조절이 이뤄질 것”이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 급락은 궁극적으로 강세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자재 업계의 프로젝트 철회 및 자산 매각, 감원 등 공급 측면의 구조조정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 9월 골드만 삭스는 올해 국제 유가가 40달러 선에서 거래됐을 당시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당시 관측은 WTI가 배럴당 29달러 선으로 밀리면서 사실상 적중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월가의 유가 전망은 여전히 흐리다. 모간 스탠리와 바클레이즈, 소시에테 제네랄 등 대다수의 IB들이 유가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고, 최저치는 배럴당 10달러까지 제시된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뉴욕증시에 팽배한 비관론이 주가 반등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3년래 최고치에 달했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10여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 29년에 걸친 패턴을 근거로 강한 주가 상승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AAII의 투자자 낙관론이 20% 아래로 떨어졌을 때 주가가 1개월 후 평균 2.1%, 3개월 후 6.5% 올랐고, 6개월 후 13% 반등했다는 얘기다.
뉴욕증시에 강세론자가 소멸한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 투자자에게 이는 매수 적기라고 비스포크는 강조했다.
이날 피델리티도 뉴욕증시가 ‘극심한 과매도 상태’라고 규정하고, 강한 턴어라운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