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 현대차 아이오닉 등 시장 동향 본사에 직보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시장을 두고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아이오닉에 대한 상품성 및 국내 시장 정보를 토요타 본사에 수시로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을 장악한 토요타가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아이오닉에 대한 정보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경쟁사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국내 출시했고, 동시에 토요타가 이달부터 미국과 일본에 신형 4세대 프리우스 판매를 시작한 만큼, 한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일본 본사에 직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 지시에 따른 것이냐”는 물음에는 답을 피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친환경차 전용차로 개발, 지난 14일 국내 출시했다. 그동안 쏘나타, 그랜저 등 현대차 간판급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 적은 있지만, 아이오닉과 같이 처음부터 친환경차로 나온 적은 없었다.
때문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국내외 친환경차 시장에서 4세대 프리우스와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됐다. 프리우스는 세계 첫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1997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4세대 모델은 지난해 말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일본에서는 한달만에 10만대 계약됐다. 당초 토요타 목표치에 8배 달하는 수치다. 국내에는 오는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4세대 프리우스 연비는 일본 기준 40km/ℓ에 달한다. 이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22.4km/ℓ(15인치 타이어 기준)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연비다. 다만, 국내 연비 인증 시 두 차종의 연비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3세대 프리우스 연비는 국내 기준 21km/ℓ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1만5000대, 해외 1만5000대 등 총 3만대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판매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국내 1만5000대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 6만2000대 등 총 7만7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지난 5일 사전계약에 들어간 후 19일까지 950대 계약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토요타가 친환경차 세계 1위지만, 우리는 한국 첫 친환경 전용차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을 통해 전 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한국토요타자동차와 토요타가 아이오닉 동향 파악 등 공조하는 것에 대해 국내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격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2006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국내 첫 출시하며 시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2006년 56대에 불과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은 성장세를 거듭하며 지난해 9039대로 급성장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만큼은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
특히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11년 2532대에서 2012년 6000대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도 1만6118대에서 2만9718대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2만8973대에 그쳐 정체기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4세대 프리우스는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됐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하반기 미국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친환경차 점유율 세계 1위인 토요타가 글로벌 시장을 두고, 현대차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은 토요타 1위, 혼다와 르노닛산 순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과 전기차(EV)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는 지난해 1~11월 기준 토요타(98만7000대), 혼다(21만7000대), 르노닛산(7만4000대), 현대·기아차(6만6000대) 순이다. 토요타와 현대·기아차의 격차는 무려 90여만대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