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실패 엄중하나 위기 사태와는 달라
[뉴스핌=김사헌 기자] 연초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중국 경제가 붕괴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경보음(false alarm)'이라고 스티븐 로치 전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 및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스티븐 로치 |
현재 예일대 잭슨연구소의 시니어펠로우로 재직 중인 로치는 26일자 칼럼에서 "중국 증시 급락이나 위안화 평가절하는 가볍게 볼 수 없는 엄중한 현실이지만, 중국은 실제로 실물경제 구조조정과 개혁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이처럼 경제 리밸런싱 면에서의 확연한 진보와 금융개혁의 실패와 후퇴 사이의 불일치는 해소돼야 하지만, 당장 위기가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로치 교수는 먼저 중국의 산업 구조 개혁은 분명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지난 2015년에 중국 서비스부문이 8.3% 증가하면서 제조업과 건설 확장 속도를 크게 앞질렀고, 국내총생산(GDP) 내에 서비스업인 3차산업 비중이 50.5%로 절반을 넘어서는 등 12차 5개년 경제계획이 출발할 때인 2011년의 47%보다 대폭 확대됐다는 점을 소개했다. 중국은 이제 3차산업이 제조업과 건설업이 중심인 2차산업 비중 40.5%를 정확히 10%포인트 능가하는 서비스업 중심 경제가 됐다.
다만 로치는 이 같은 중국의 실물경제 구조 재편 성과가 금융분야 개혁 정책의 실패라는 복병을 만났다고 지적했다. 주식 거품의 붕괴, 외환시장 정책 운용의 문제점 그리고 금융자본 이탈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중국은 금융인프라를 실물 경제의 변화에 맞추어 가지 않으면 결코 온전한 경제 개혁에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의 자본시장 개혁은 이러한 목표 달성에 긴요하지만, 주식시장 거품 붕괴로 이후 주식 자금조달 대안이 당분간 죽어버렸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로치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 개혁의 후퇴와 위기가 동의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외환보유액 조기 고갈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발생하지 않았던 일이 지금 벌어질 일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물론 국제결제은행 기준으로 중국이 1조달러에 달하는 달러화 부채를 지고 있지만 현재 보유액이 3조30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당장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나아가 2015년과 같은 속도로 보유액이 줄어들다면 6년 내에 고갈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라는 완충지대도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더구나 자본유출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어 공포가 지속된다고 해도 중국은 이런 자본유출을 중단시킬 수 있는 과거 아시아 위기의 교훈화 정책적 통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이 최근 위안화의 기축통화 편입을 이룰 정도로 자본계정을 자유화했지만, 위협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통제를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로치 교수는 "중국의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의 금융 개혁 실패는 중국의 시장에 기반한 개혁 약속에 비추어 볼 때 가볍게 볼 수는 없지만, 지금 일각에서 우려하는 위기 상황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거듭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