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유가 따라가는 주식시장 ‘틀렸어” 왜?

기사입력 : 2016년01월28일 03:59

최종수정 : 2016년01월28일 04:00

유가 하락을 둘러싼 시장의 해석 오류 투성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식시장이 국제 유가의 등락에 휘둘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가 하락이 곧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적신호라는 판단이 깔린 현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가 거의 매번 유가 급등락과 깊게 맞물려 있었다는 점에서 최근 투자자들의 패닉이 전혀 터무니 없지는 않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더구나 중국의 성장률이 실제로 가파르게 둔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파장이 상품 수출국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국의 실물경기를 강타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가만 바라보는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2014년 6월 이후 유가 폭락에 대한 투자자들의 해석이 크게 잘못됐다는 주장이 월가 투자은행(IB) 사이에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국제 유가를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기는 데서 적지 않은 오류와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유가 급락이 에너지 기업을 강타, 회사채를 중심으로 금융시스템 위기를 촉발시킬 것이라는 우려 역시 과장된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권의 에너지 기업 회사채 비중이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비교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앰리타 센 에너지 애스팩트 대표는 “거시경제의 모든 문제를 유가 탓을 돌리는 최근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배럴당 100달러의 유가가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는 한편 원유 수입국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을 둔화시킨다는 논리를 근거로 볼 때 20달러 선의 유가가 주식시장과 실물경기에 타격을 가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카미알 모하데스 캠브리지 대학 교수 역시 “최근 1년 6개월 사이 유가 하락은 수요보다 공급 측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유가와 주가의 강한 상관관계는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공포가 과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가 하락의 원인이 과잉 공급에 있을 때와 수요 위축일 경우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안이라는 얘기다.

그는 오히려 유가가 50% 떨어진 뒤 첫 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이 0.2~0.4%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일종의 정제유인 아시아 나프타유 가격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데서도 이번 유가 급락이 경기 침체나 금융위기를 예고하는 적신호라는 해석이 무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프타유는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때문에 유가 급락이 일정 부분 주가 하락에 원인을 제공한 점이 인정되더라도 최근과 같은 절대적인 동조현상과 투자심리의 냉각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또 한 가지 투자자들이 유가 하락을 빌미로 투매에 나서는 이유는 금융시스템 위기에 대한 우려다. 은행권이 보유한 석유 업계 여신이 부실화되는 한편 관련 업체들의 디폴트가 상승하면서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과거 글로벌 경기 침체를 일으켰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비해 에너지 업계 여신은 은행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보유한 에너지 기업 여신은 213억달러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3%에 불과하다.

다만,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거나 극심한 저유가를 유지할 경우 정크본드 시장의 충격은 모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세바스찬 래들러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에너지 기업이 미국 하이일드 본드 시장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정크본드의 프리미엄이 크게 치솟으면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가 급락의 핵심 요인에 해당하는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만큼은 과장된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13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원유 생산 비중이 40%인 데다 올해 감산이 예상된다. 또 원유 순수입국에 해당하는 미국과 중국, 일본, 인도의 GDP 규모가 전세계 경제 규모의 50%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유가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모하데스 교수는 “유가 급락이 산유국에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고 있지만 이들은 글로벌 경제에서 작은 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마틴 엘리슨 옥스포드 너필드 대학 교수는 “문제는 유가 하락 자체보다 하락의 속도”라며 “여기에 유가가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떨어졌다는 점이 금융시장에 패닉을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