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VS 중국 사태 언급 회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두 번째 금리인상을 언제 단행할까.
27일(현지시각)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지켜 본 투자자들은 여전히 뚜렷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드라마’를 연출한 데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높은 만큼 이날 연준의 전반적인 어조는 매파보다 비둘기파에 가깝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해석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AP/뉴시스> |
오머 에스너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 애널리스트는 “연준 정책자들이 지난 회의 당시보다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판단했다.
캐티 존스 찰스 슈왑 전략가 역시 “연준의 회의 결과는 비둘기파에 치우쳤다”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향후 보다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예상하게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장 3월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해석이 여러 갈래로 엇갈리고 있다. 채권시장과 정책자들의 시각 차이가 금융시장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에 설득력이 실리는 가운데 이날 회의가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번지고 있다.
조셉 라보냐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이 안정을 이루면 연준은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금융시장이 정책 행보에 대해 확신을 갖고 싶어 하지만 정책자들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재닛 옐런 연준 총재가 경기 진단과 정책 노선을 명료하게 제시하지 못해 시장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를 빌미로 향후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의사를 내비치지는 않았다.
이번 성명서에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12월 회의 당시에 비해 인플레이션의 2%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저하됐다고, 이를 근거로 볼 때 두 번째 금리인상 시기가 정책자들의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국 리스크에 대한 연준의 입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얘기는 다소 달라진다. 지난해 8월 중국발 충격에 따른 주가 폭락 후 9월 가진 회의에서 연준은 중국 사태가 실물경기에 흠집을 내는 한편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 9월 첫 금리인상이 확실시됐으나 연준은 이를 보류했고, 중국발 충격이 직접적인 빌미가 됐다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이날 연준의 성명서에서 시선을 끄는 부분은 중국에 대해 달라진 입장이다. 정책자들은 지난해 9월과 같은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회의 결과 발표 후 주가가 아래로 크게 꺾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시장의 공통된 의견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마이클 아론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전략가는 “연준이 금융시장에 커다란 혼란과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고,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며 “정책자들의 속내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CME 그룹에 따르면 국채선물시장은 올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단 한 차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시기는 7월로 점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