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상승 모멘텀의 부재로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하락했다. 해외 증시의 약세 흐름도 이날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무디스는 금융시장의 비관론이 실물경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1.44포인트(0.13%) 내린 1만6391.99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도 0.05포인트 소폭 내린 1917.78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6.89포인트(0.38%) 완만하게 상승한 4504.43을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
증시 추세를 이끌만한 재료가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지만 지수 상승을 이끌기에는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
주가와 강한 동조 현상을 보이는 국제 유가는 이날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공급 과잉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 가까이 떨어지며 배럴당 29.59달러에 거래, 다시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케빈 니콜슨 리버프론트 인베스트먼트 그룹 최고리스크책임자는 “주가가 인플레이션 지표나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기조보다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주식시장이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에 안착하는 움직임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이킨 애널리틱스의 마크 차이킨 대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S&P500 지수가 저항선이 위치한 1950선을 시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높고,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새런 캐피탈의 애덤 새런 대표는 “뉴욕증시가 이번주 초반 랠리를 통해 지난주 과매도 상태를 모면했지만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4% 상승했다.
또 변동성이 높은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는 전월에 비해 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최대 상승에 해당한다. 근원 물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2.2% 올랐다.
근원 물가가 강한 상승 추이를 보였지만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저조하다. 오히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디플레이션 리스크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정책 목표 수준인 2.0%까지 올리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도 “해외 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을 감안해 연준이 일정 기간 경기부양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목별로는 유가 급락에 따라 셰브런이 1% 이내로 하락했고, 보잉 역시 2% 떨어지며 지수를 압박했다.
IT 간판 종목은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페이스북이 1% 가량 올랐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도 1% 이내로 상승했다.
농기계 업체인 디어는 4분기 이익 호조에도 매출액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데 따라 4% 급락했고, 노드스트롬 역시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데 따라 7%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