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저가 입찰에 '부담염매행위' 공정위 제소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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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함지현 기자] 국내 유업계의 일부 업체가 학교 급식 입찰 과정에서 원가보다 낮은 '덤핑입찰'을 한 것으로 나타난 서울우유를 '부당염매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우유가 저가 입찰로 업체 간 출혈경쟁을 촉발한다고 보고 이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업체간 갈등이 향후 법적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
22일 한 유업체 관계자는 "서울우유의 과도한 저가 덤핑입찰은 시장의 적정 가격을 무너뜨리고, 이는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 살 깎기식의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공정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당염매행위란 새로운 경쟁자의 시장진입을 저지하거나 다른 사업자를 시장으로부터 배제하기 위해 일정기간동안 계속해서 원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물품을 공급하는 것 등을 말한다.
특히 부당염매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그 공급가격이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이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때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은 통상 제조원가와 일반관리비, 판매관리비를 더한 것인데 공급가격이 경쟁사의 공급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총원가보다 높거나 다소 낮은 수준이라면 부당염매에 해당되지 않는다.
반면 서울우유의 경우 자신의 총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했기 때문에 부당염매에 해당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서울우유는 최근 우유급식 최저가 입찰경쟁에 임하면서 150원~250원(200ml) 수준의 공급단가를 써냈다. 이는 정부 기준 가격인 430원은 물론 제조원가인 280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서울우유의 지난해 우유급식 점유율은 70%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우유가 이같은 점유율 우위를 무기로 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을 통해 신규 경쟁자의 시장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에 의한 가격 인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서울우유는 가격을 크게 떨어뜨려 시장질서를 흐리고 있다"며 "자칫하면 학교급식 시장이 구조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부당염매행위에 해당된다는 결론이 나게될 경우 당해사업자에 대해서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중지, 계약조항의 삭제,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및 기타 시정에 필요한 시정조치 명령이 부과되며,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에 2%를 곱한 범위내에서 과징금도 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01년 홈플러스 안산점은 코카콜라 1.5리터를 구입원가 984.5원의 최대 39.6% 수준인 390원까지 낮춰서 판매해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 서울우유 관계자는 "최저가 입찰경쟁은 국가가 정해준 방식인데 서로 모여서 얼마 이하의 가격으로 하지 말자고 담합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일부 업체 말고 대부분이 원가 이하에 입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발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