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수순...지난해 신사업 투자 이유로 한차례 지분 넘겨"
[뉴스핌=심지혜 기자] NHN엔터테인먼트가 한때 계열사였던 웹젠 지분 전량을 중국 게임사에 팔아 2000억여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실탄 마련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NHN엔터는 이사회를 열고 웹젠 주식679만5143주를 중국 개발사 아워팜(Ourpalm)의 계열사 펀게임(FunGame)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펀게임은 아워팜이 이번 거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NHN엔터가 웹젠 주식을 처분한 것은 현금 확보 때문이었다. 웹젠은 지난해 24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30.1% 증가한 것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25.2% 오른 74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01억원으로 614.6% 늘었다.
NHN엔터의 웹젠 지분 매각은 예고된 수순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웹젠 보유 주식 7.48%를 팔아 지분율을 낮췄다. 이로 인해 지분율이 19.24%로 줄어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물러났다.
당시 NHN엔터는 매각 이유로 “신사업 진출을 위한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를 들었다. 게임 외의 IT 관련 신사업 추진을 위한 현금 마련을 위한 것이다.
NHN엔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사업으로 간편결제 ‘페이코’를 비롯해 IP카메라 ‘토스트캠’,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신사업이 영업손실 구조를 전환해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영업 비용만 증가시켰다.
이에 웹젠 지분을 중국 업체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NHN엔터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면 부인했다.
NHN엔터는 지난해 4분기 내내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만 모바일게임 덕에 전년 대비 15.8% 증가한 6억4460만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NHN엔터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NHN엔터는 페이코 서비스 확충을 위해 예정한 마케팅비 1200억원을 그대로 집행하고 가맹점과 회원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지분 매각으로 마련된 현금은 NHN엔터의 신사업에 쓰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웹젠 지분을 인수한 아워팜은 웹젠 게임 '뮤'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전민기적'으로 대박을 터뜨린 개발사 '천마시공'을 인수한 회사다.
이번 지분 인수로 인해 웹젠 2대주주(19.24%)로 올라서게 됐다. 최대주주는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특수관계인 포함 27.2%)이다. 업계는 웹젠과 아워팜이 본격적인 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