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 증가로 내부거래 다시 70% 넘어설듯..규제대상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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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송주오 기자] 오너 일가의 지분 축소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난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세로 전환돼 올해 70%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그룹 계열사들이 해외사업을 강화하면서 물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초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을 30% 미만으로 낮춰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로워졌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0%대로 떨어졌던 내부거래 비중이 올해는 다시 7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내부 거래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아차는 올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CKD를 납품받아 조립해 중남미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으로 납품하는 CKD 물량의 전량을 현대글로비스가 맡는다.
또 현대·기아차는 올해 2분기 이란 자동차 시장에 재진출한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업체와 CKD 계약을 통해 현지 조립 후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전까지 각각 현지업체를 통해 CKD 방식으로 현지 판매를 지속했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년 대비 18.3% 증가한 13만1434대의 CKD 수출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CKD 매출은 5조406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6.8%를 책임졌다.
물류 부문의 성장도 내부거래 증가를 예견케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10월 현대·기아차와 완성차 해상 운송을 늘리기로 계약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기아차 완성차 수출 물량 가운데 현대글로비스에 할당된 비중은 40%에서 50%로 늘어나게 됐다. 수출 물량 증가로 인해 추가되는 매출은 1조372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1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에 자동차 부품 및 원재료를 납품하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도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하락세를 보이던 현대글로비스의 현대차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반등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수년간 내부거래 비중 축소에 집중, 2012년 84%에 달했던 내부거래 비중을 2013년 75%, 2014년 71.87% 등으로 낮췄다. 지난해는 69.26%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13년부터 1년간 현대·기아차와 일감을 줄여 4800억원의 내부거래 감소효과를 봤다. 또 중고차 사업을 통해 현대·기아차 외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쌍용차의 중고차도 취급, 내부거래 비중을 축소했다.
아울러 외부 석탄 및 원자재 운송 등 제3자 물류 영역을 통해 자립도를 높여왔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카타르 국영 광물자원회사인 QPMC와 5억 달러(한화 약 5천억 원)규모의 골재 장기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 중 일부(13.39%, 1조1576억 상당)을 매각하면서 오너가의 지분율이 29.99%로 낮아졌다.그러나 지난해초 대주주들의 지분율을 30% 이하로 줄여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후 올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내부거래는 계열사 간 거래행위를 통틀어 일컫는 말로 과도할 경우 공정한 경쟁을 해치기 때문에 제재를 받는다. 현대글로비스처럼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일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부거래가 엄격히 규제된다.
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대기업 계열사는 특수관계인(지배주주 및 그 친족)이 보유한 지분이 일정치(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회사와 거래해 해당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이슈의 핵심으로 기업 가치 높이기에 주력해야하는 상황"이라며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돼 내부거래 비중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70% 가량 됐다"면서 "올해의 경우 아직 사업 초기이기 때문에 줄어든다거나 늘어난다고 판단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