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자산부채 시가평가 감독기준' 보험사 설명회
[뉴스핌=이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앞서 새로운 지급여력제도(RBC) 마련에 나섰다.
1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보험업계 임원들을 대상으로 '자산부채 시가평가 감독기준'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협의안을 공개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보험업법은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새롭게 마련되는 RBC제도는 보험부채(책임준비금) 평가방법을 원가기준에서 시가로 바꾸는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조치다. IFRS4 2단계는 2020년 전면 시행된다.
우선 금감원은 부채 시가평가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보험부채 할인율(시장금리) 산정방식을 변경할 예정이다.
보험사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는 시점에 해당 고객에게 향후 지급할 보험금과 해약 환급금을 부채로 쌓아놓아야 한다. 이때 보험사는 가입자 사고 발생 확률, 중도 해약 확률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가정해 미래에 지급할 돈을 추정한 뒤 이를 일정한 할인율을 사용해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부채를 쌓는다.
현재 보험사들이 적용하는 할인율이 3~4%인데, 제도변경에 따라 할인율 산정방식이 변경되면 2% 중후반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의 부채가 크게 늘어나 보험사 건전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다음달 요구자본과 가용자본 산정 방식 개선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또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RBC비율이 취약한 보험사를 대상으로 자본보전완충 자본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이 최근 서둘러 RBC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알리안츠 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35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된 데 따른 것이다. 독일 알리안츠 그룹은 솔벤시2 적용에 따라 고금리 보험계약을 다수 소유하고 있는 한국 알리안츠 생명의 부채가 부담이 된 것.
이에 따라 새로운 국제 회계 기준 도입에 앞서 미리 이에 맞는 감독 회계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새로운 RBC비율 개선 방안에 대한 설명과, 향후 도입될 안에 대한 추진 계획 등이 설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