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미칼ㆍLG화학ㆍ코오롱, 수처리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확대
[뉴스핌=김신정 기자] 석유화학기업들이 너도나도 수처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수처리 사업은 설비와 시공을 담당하는 중공업 기업들이 주로 하는 사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화학기업들이 수처리 필터를 생산하며 '물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수처리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550조원에서 올해 750조원 규모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수처리사업(환경시설 운영관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1년 수처리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삼성SDI의 수처리 분리막 사업 연구개발(R&D)팀을 인수하며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정수, 하·폐수 처리용 멤브레인 바이오리엑터(MBR:Membrane Bioreactor) 공정방식으로 침지식(하·폐수)과 가압식(재이용 정수) 분리막에 대한 수처리 사업을 연구하고 있다. MBR방식이란 미생물을 통해 하폐수를 1차 처리하고, 미세한 분리막을 통하여 폐수를 2차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아직 상업 생산이 아닌 연구단계에 있다"며 "2014년 삼성SDI의 수처리 분야 연구부문을 인수해 현재 연구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처리 제품 <사진=롯데케미칼> |
LG화학은 올해 수처리 사업을 미래 핵심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수처리 역삼투압(RO)필터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수처리 RO필터 분야에선 미국의 다우, 일본의 도레이와 니코덴코 등 3개 기업이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RO필터는 역삼투압의 원리를 이용한 정수 수처리 핵심소재다.
지난 2014년 LG화학은 미국 필터업체인 나노에이치투오(Nano H2O)를 2억 달러에 인수해 수처리 필터 사업을 전격 시작했다. 같은해 7월에는 400여억원을 들여 청주 공장을 완공했다.
특히 LG화학의 해수담수화용 필터의 경우 염분 제거(제거율 99.85%) 성능을 구현했는데, 이는 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LG화학은 이집트, 이스라엘, 멕시코 등 5개국 8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수처리 역삼투압(RO·Reverse Osmosis) 필터를 공급하는 800만달러(92억원)짜리 수출 계약을 따냈다.
시장에선, 해담수용 역삼투압 필터 시장이 연평균 23%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18년에는 시장이 약 24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올해 400억원을 들여 청주에 수처리 RO필터 2호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코오롱은 물 산업과 관련해 핵심인 소재·시스템·시공·운영 등 전 분야를 구축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처리 전용 분리막 모듈 생산, 코오롱글로벌은 시공,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수처리 시설 운영, 코오롱생명과학은 수처리제인 베스플록(Besfloc)을 생산 중이다.
효성 담수화 설비 <사진=효성> |
효성은 분리막을 활용한 정수처리 시스템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탄소섬유 폴리케톤으로 분리막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플리케톤 분리막은 내구성이 강하고 친수성(물과 친한 성질)을 갖고 있어 오염물질을 잘 걸러 주고 깨끗한 물만 통과시킬 수 있다.
효성은 물 부족이 심각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호주 등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효성은 모래여과 대신 막을 통해 깨끗한 물만 통과시키는 멤브레인 정수시스템 기술개발 성공에 이어 미세한 구멍이 뚫려있는 빨대모양의 중공사막(中空絲幕)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가압형 정수처리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효성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형∙침지형 중공사막 막모듈 인증을 획득한 차별성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