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 절약할 수 있고 안정적인 원료공급 가능
[뉴스핌=김신정 기자] 올 하반기 경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의 충남 대산 혼합자일렌(MX:MixedXylene) 공장이 가동된다. 본격적인 상업 생산은 시운전이 끝난 뒤인 올 연말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12일 현대케미칼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 매년 혼합자일렌 100만톤을 생산해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하루 13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도 정제할 예정이다.
현대케미칼은 앞서 지난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간 1조2000억원 규모의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 정제공장과 혼합자일렌 제조 공장 건설에 대한 합작계약 후 출범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각각 6대 4로 지분으로 출자했으며 공장은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 내 부지에 들어섰다.
혼합자일렌은 방향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벤젠, 톨루엔, 자일렌(BTX) 공정의 주원료로, 재처리 과정을 거쳐 합성섬유나 플라스틱, 휘발유 첨가제 등의 원료가 된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이렇게 손을 잡은 이유는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서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혼합자일렌을 롯데케미칼은 손쉽게 공급받게 됐고,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경질나프타도 공급받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도 혼합자일렌의 공급이 수월해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합작을 할 경우 서로 필요한 제품을 얻을 수 있고,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코오롱플라스틱도 지난달 독일 화학업체인 바스프(BASF)와 한국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용 폴리옥시메틸렌(POM)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작법인명은 '코오롱바스프이노폼'으로 양사 50대 50으로 출자했다.
합작사는 코오롱플라스틱의 경북 김천공장에 연간 생산량 7만 메트릭톤(M/T, 1M/T=1000㎏)의 POM생산시설을 신축해 오는 2018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달 말 착공식에 들어간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사진=SK이노베이션> |
SK종합화학도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종합화학기업인 사빅과 손잡고 고급 폴리에틸렌 시장에 진출했다. 두 기업은 지난해 합작법인인 에스에스엔시(SSNC)를 설립하고 울산 울주군 '넥슬렌'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넥슬렌은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보다 내구성, 투명성, 가공성 등이 우수한 제품으로 석유화학 회사들은 이를 녹여 음식 포장 필름, 신발 밑창, 자동차 범퍼, 케이블 피복 등을 만든다.
SK는 에너지 계열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파트너링'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중국 시노펙, 일본 JX에너지, 스페인 렙솔과 손잡고 각각 석유화학과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국내∙외 합작공장을 출범시켜 가동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앞서 2014년 유럽계 에너지기업 쉘(SHELL)과 합작해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세워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쉘이 6대 4의 비율로 합작한 '현대쉘베이스오일'은 충남 대산 공장에서 하루 2만 배럴의 중유를 처리해 연간 65만톤의 윤활기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정유석유화학업계가 해외 기업과 조인트벤처(JV), 합작사를 설립하는 이유는 시설 투자 규모를 절약할 수 있는데다, 안정된 원료 공급을 위한 목적이 크다. 또 제품의 해외수출도 용이하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국내 정유업계와 해외기업과의 합작사의 경우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목적이 컸다"며 "현재는 여러지역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JV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합작사가 만능은 아니다. 합작사 설립시 지분구조에 따라 영향력이 좌지우지 되고 있다. 50대 50 합작사의 경우 각자 대표이사를 두는 경우가 많고, 투자확대 및 배당 등에 이해관계가 상이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