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400억 사이"...STX조선해양 이어 해운업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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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농협은행의 1분기 순이익이 작년 절반 수준인 400억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는 벗어났지만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창명해운에 발목이 잡혔다.
<자료=농협금융> 1분기는 현 시점 추정치 |
20일 농협은행 관계자는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다"며 "300~400억원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순익 900억원에 비해 50% 이상 감소하는 수준이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 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에 견줘도 큰 격차다. 순익이 가장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우리은행 추정 순익이 26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15%수준에 그친다.
농협은행은 1분기 '농협' 명칭 사용료로 농협중앙회에 789억원을 납부했다. 매분기마다 농업인 지원을 위해 납부하는 분담금이라 다른 은행이 부담하지 않는 순익 감소 요인이지만, 이를 더하더라도 농협은행 순익은 1200억원에 그친다.
1분기 순익이 400억원 안팎에 머물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순익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농협은행 목표가 6800억원이라 분기당 평균 1700억원의 순익은 거둬야 한다. 농협은행은 신경분리 이후 순익 목표를 달성한 적이 없다.
농협은행의 1분기 부진한 순익은 '뒷문 걸어 잠그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STX조선해양의 직격탄을 맞았다면 이번에는 중견 해운사 창명해운의 덫에 걸렸다. 농협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창명해운은 지난 11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모든 채무가 동결돼 여신 회수가 금지된다. 보통 해당 여신의 건전성은 '회수의문'으로 분류하고 충당금을 50% 이상 적립해야 한다. 농협은행은 창명해운 익스포져 4100억원에 대해 23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와 함께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 여신도 '고정'으로 분류하면서 3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STX조선해양에도 추가로 충당금이 들어갔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전체 충당금 규모는 24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해운업과 조선업의 시황 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반은행과 달리 이런 업종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 못한 농협은행은 대기업 1개만 무너지더라도 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4월말 생사가 갈릴 현대상선은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 등을 포함해 1분기에는 미리 전략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며 "2분기에는 특별한 요인이 없어 순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