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성장률 포함 굵직한 지표 주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1분기 기업실적(어닝) 발표 시즌 개시 후 정보화기술(IT) 업종이 뉴욕 증시에 상승 탄력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역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6~27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지만 6월 회의에서 긴축이 단행될 것인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제시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연준 회의 현장 <출처=신화/뉴시스> |
◆ 미 연준 금리인상 전망 확인
지난 2월 저점 이후 뉴욕 증시가 가파르게 뛴 배경으로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강력하게 드러낸 3월 연준 회의 결과를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이번 회의에 대한 시장의 평가 및 투자심리가 단기적인 주가 향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식형펀드의 유동성 흐름이 여전히 ‘팔자’에 무게를 두고 있어 금리인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다시 고개를 들 경우 주가에 미치는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들어 3월 말까지 IT 관련 뮤추얼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빠져나간 순유출액이 4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비드 러도우 트리벤트 애셋 매니지먼트 주식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바짝 근접했으나 추가 상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 만큼 강력한 재료가 등장하지 않았고, IT 주요 기업의 1분기 이익이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것은 상당히 어두운 조짐”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지속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회의 이외에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가 한 주간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표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가 낮다는 데 있다.
지난 3월 올해 금리인상을 두 차례로 제한할 의사를 제시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는 오히려 매파에 기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해외 변수가 다소 안정을 이룬 데다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을 부추겼던 악재들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거시경제와 국내외 리스크에 대한 연준의 진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에 앞서 10월 회의에서 제시했던 것과 흡사한 힌트를 내놓을 경우 6월 긴축이 더욱 확실시될 것이라는 얘기다.
◆ 실적 외 GDP 등 경제 지표 주목
연준 회의에 이어 28일에는 미국 상무부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이미 시장의 기대는 바닥권이다.
앞서 경제 전망의 ‘족집게’로 통하는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은 1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제로 성장’ 가능성을 열어 둔 상황이다.
GDP 성장률이 후행 지표에 해당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크게 저조할 경우 연간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볍게 여기기 어렵다.
이 밖에 내구재 주문과 고용 비용 지표 역시 시장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고용 비용은 4월 고용지표 발표를 1주일 앞두고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여건과 임금 추이를 파악하는 데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지표 이외에 연준 회의 후 달러화 동향도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움직임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3월 연준 회의 이후 가파르게 떨어진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회복할 경우 주가 모멘텀이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강세 흐름을 보인 달러화가 올들어 4% 떨어진 가운데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 세력은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 베팅에 나섰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한 주 사이 헤지펀드의 달러화 하락 베팅이 상승 베팅보다 2만1567계약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악셀 머크 대표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지난 3월 회의에서 재닛 옐런 의장이 인플레이션 상승이 가시화될 때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의사를 나타낸 데 따라 달러화에 대한 약세 전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