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이익 2000억대로 급감했지만 배당 역대 최대규모.
세금포탈 혐의 등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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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이중근 부영 회장이 실적 하락에도 ‘통큰’ 배당금 잔치를 벌여 주목된다.
물론 실적과 무관하게 현금배당을 해도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실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개인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28일 건설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영그룹의 지주회사인 부영은 작년 169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전년 98억원과 비교해 72.4% 증가한 수치다.
부영 지분의 93.7%를 보유한 이중근 회장은 이번 배당으로 158억원을 챙겼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성훈 부영 부사장(1.64%) 등을 합치면 배당금 대부분이 이 회장과 자녀들에게 들어갔다.
부영의 배당금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12년 70억원, 2013년 98억원, 2014년 98억원으로 연간 배당금이 100억원을 넘지 않았다.
문제는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회사 재무제표 건전성은 악화됐지만 배당은 역대 최대 금액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3000억원대가 무너졌다. 부영이 장기간 유지하던 마지노선이 붕괴된 것. 작년 당기순이익은 2436억원으로 전년(3240억원) 대비 24.8% 줄었다. 2012년과 2013년은 당기순이익이 각각 3328억원, 3038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흐름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179억원에 달한다. 전년도 -1218억원에서 적자폭이 3000억원 정도 확대됐다.
분양 미수금도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2014년 36억원이던 분양미수금은 작년 246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신규 아파트 분양에 나섰지만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영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실적에 비해 배당금을 적게 지급해 작년엔 규모를 확대한 것”이라며 “기업 내 유보금이 쌓인 것도 배당금 규모가 커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미수금은 덩치가 큰 위례신도시 분양 사업에서 잔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배당금 잔치는 예전에도 논란을 빚었다. 지난 2013년엔 당기순이익이 7억원에 불과한 계열사 광영토건로부터 배당금 명목으로 91억원을 챙겼다. 이런 방식으로 5개 계열사로부터 총 367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이러한 기업 경영은 이중근 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회사들이 모두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시각이 많다. 부영은 부영주택, 동광주택, 광영토건, 부영CC, 무주덕유산리조트 등 계열사 15개를 거느린 재계순위 20위권으로 성장했다. 자산 규모가 16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상장사는 한 곳도 없다. 아무런 견제 없이 기업의 이익을 이 회장이 독식할 수 있는 구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업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크게 늘린 것은 부영이 이 회장의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 최근 부영이 수십억원대 조세 포탈 혐의 뿐 아니라 캄보디아 사업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