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걸리는 작업 이틀 만에 뚝딱…차별성 꾀하느라 진땀
[뉴스핌=전선형 기자] 정부가 갑작스럽게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카드사들이 진땀을 흘렸다. ‘내수경기 부양’이라는 정부방침에 부응하기 위해 짧은 시간 내 연휴 이벤트를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이벤트 준비를 위해 28일과 29일, 밤샘작업을 했다. 특히 카드 혜택에 대한 요건이 정해지지 않아 각 사별로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드업계는 지난달 28일 정부가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자, 5일부터 8일까지 황금연휴에 국내 카드사용자에게 '포인트 2배, 무이자할부 혜택'을 발표했다. 이번 혜택 추진 내막에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에 긴밀한 협조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발표직후 카드사들은 부랴부랴 이벤트 작업에 돌입했다. 5월이전 사실상 모든 작업을 완료해야 했기 때문에 지난달 28일, 29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혜택 요건, 전산 시스템 입력 등을 서둘러 마련했다.
카드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혜택 대상의 선정’이었다.
예를 들어 할인만 전용으로 되는 카드나,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아주는 카드는 자사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 카드를 보유한 고객은 연휴기간 사용해도 포인트 적립혜택을 보지 못하는 등 고객차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실제 카드사들의 이번 황금연휴 혜택을 비교해보면, 신한카드는 카드를 구분하지 않고 업종을 구분해 포인트 2배 혜택을 주기로했고 반면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는 할인전용이나 마일리지카드를 포인트 2배 적립 혜택에서 제외했다. 하나카드는 카드구분없이 사용금액에 따라 하나머니를 적립해주고, 현대카드의 경우는 할인전용 카드는 할인을 2배로 해주는 조건을 넣었다.
A 카드사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혜택을 급하게 만들게 돼 전산적인 구현이 쉽지 않았다. 카드사별로 혜택의 차별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며 “특히 포인트만 적립할 건지, 할인카드도 혜택을 줄 것인지 등의 기준이 정확지 않았고, 무이자혜택을 동시에 줄 건지, 하나의 혜택만 줄 것인지도 상당한 고민거리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카드사들이 이벤트를 진행하기 전에 고객에게 고지서나, 이메일, SMS(문자) 등으로 알림서비스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빠듯한 준비기간으로 신문기사 외에 특별히 알림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B 카드사 관계자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이벤트 준비기간이 원래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걸린다. 사전에 가맹점에서 어떤 자체 이벤트를 하는지 확인하고, 차별성을 둔 혜택을 준비하고 고객에게 SMS나, 고지서를 통해 통보한다”며 “하지만 이번엔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다. SMS를 보내려 해도 3~4일에 걸쳐 보내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산정하는데도 고충을 겪었다. 시장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다보니,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C 카드사 관계자는 “업력이 짧은 카드사의 경우, 이벤트 경험이 적다보니, 마케팅 비용이 얼마나 들지 정확한 산정이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며 “특히 같은 비용을 쓰고 차별성이 없어 묻힐까봐 추가적인 이벤트를 고안하느라 상당한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