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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곡성' 나홍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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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아래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아이돌, 혹은 스타 배우들의 기사보다 더 많은 댓글이 달린 뉴스가 있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 관련 기사다. 영화가 개봉하자 충격적인 ‘곡성’ 스토리와 결말에 대한 각종 분석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이는 관객들의 의견 충돌로 이어졌다.

이 모든 건 다 나홍진(42) 감독 때문이다. 그는 156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수없이 혼돈에 빠뜨린다. 관객이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 알 수 없도록 사정없이, 정신없이 흔들어 버린다.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말도 다르게 보인다. 자연스레 나홍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6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나홍진은 그렇게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띤 논쟁(?) 속에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지난 11일, 개봉 닷새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으니 흥행 역시 이미 떼놓은 당상이다.

“관객마다 다양하게 받아들이고 이야기하는 게 재밌어요. 사실 이게 모두가 동의하거나 만족할 장르도, 주제도, 스토리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 많은 분께 최대한의 만족감을 드릴 방법을 많이 고민했죠. 결말이 개인마다 다른 영화가 될 수 있게끔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거 때문이고요. 물론 제가 만들 때 생각은 있죠.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궁금하면 찾아봐도 되지만, 감독으로서 저는 그 하나하나, 개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결말을 진심으로 지지합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서로 다름이니까요.”

나홍진 감독은 ‘곡성’이라는 한 무대 안에 두 개의 플롯을 동시에 진행했다. 그는 이 두 개의 플롯을 정확하게 안다면 엔딩이 진짜 하고 싶은 말과 자신이 이야기를 뒤섞은 이유를 알게 될 거라고 했다. 먼저 나홍진 감독이 잡고 간 첫 번째 플롯, 이야기의 큰 줄거리는 이거다. 

“메인 플롯은 종구(곽도원)입니다. 어느 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와요. 마을에서 이상한 일과 소문이 생기죠. 의심이 시작됩니다. 그러다 자기 딸에게도 이상 증상이 와요. 처절해지죠. 가족과 아이를 지키려고 해요. 현실적으로 경찰이란 직업이 도움도 됐을 거예요. 하지만 이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가 아니죠.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무속인 등 사람들의 도움을 구하죠. 어린 딸아이를 구하기 위해서요.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살인을 하고 신을 만납니다. 신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혼란에 빠지죠. 그러다 신의 말을 어기고 아이에게 달려가죠. 신의 말에 의하면 그는 본인이 지은 죄에 의해서 결국에 가족을 지켜내지 못하고 이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말한 메인 플롯은 의심과 믿음, 혼돈 대한 이야기였다. 그가 짚어준 두 번째 플롯 역시 비슷하다. 단 이번에는 성경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외지인의 시점에 맞춰 흘러간다.

“외지인은 당대의 예수일 수 있죠. 신약에 그 지점을 차용했고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두 번째 플롯이에요. 당시 기득권들, 유대인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돕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문도 있고 전해져오는 무시무시하고 상스러운 소문도 있었겠죠. 그 소문 속 한 인물이 점점 기득권층을 향해 다가와요. 그때 혼란이 어땠을까요? 지금까지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사회가 붕괴되고 정복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줬겠죠. 그러니 그를 핍박하고 의심하고 결국엔 죽여 버립니다. 하지만 그는 부활하죠. 제자를 만나요. 그리고 본인이 예수임을 말하지만 믿지 않죠. 그래서 유대인들에게 상처를 보여주고 본인임을 말해줍니다. 제자는 그 모습을 보고 무릎을 꿇죠. 예수임을 알아보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 쿠니무라 준이 예수였다는 말이 아니냐”는 말에 나홍진 감독은 옅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그에게 성경에서 이야기를 끌고 오게 된 이유를 덧붙여 물었다. 

“유사 장르의 영화들이 1980년대 들어서는 맥을 못추고 쇠퇴했어요. 가톨릭 기반의 국가들은 더 이상 범주 밖을 나갈 수 없으니까 당연할지도 모르죠. 정형화된 틀을 깰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한계가 오면서 어느 순간 쇠퇴해서 보이지 않았고요. 보여줘 봤자 저예산 영화로 제작해서 자극을 주는 영화가 돼 버렸죠. 물론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같이 경우는 돈은 엄청 벌었다고 하지만요. 처음엔 저도 이 장르가 근 30년간 성공한 적이 없으니까 손대면 안되는 스타일이고 장르인가 했거든요. 근데 제가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공부를 해보니 괜찮겠는 거예요. 게다가 제가 한국인, 아시아인이라는 게 큰 플러스가 됐죠.”

아시아인이라는 게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말인즉슨, 그가 가톨릭의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을 결합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시아인이었기 때문이라는 의미였다. 사실 나홍진 감독은 기독교인, 그리고 그가 믿는 기독교는 유일신을 외친다. 어쩌면 여기서부터 ‘파격’은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교회에 다녀서 신에 대한 편협한 생각을 가졌을 거로 생각하겠죠. 하지만 전 아시아인이라서 무속인, 귀신의 개념이 서양 사람하고 달라요. 매치가 안되는 거지 이 혼란스러움이나 초자연적인 것에는 익숙하죠. 그건 관객도 마찬가지고요. 오로지 성경만 믿고 다른 종교를 아예 접해보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우리는 아니라는 거죠. 믿든 말든 이해와 지식을 갖고 있으니까 가능하다고 여겼죠. 다만 알기 위해 배워야 했어요. 그래서 한국 외에도 서아시아,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 있는 여러 종교를 찾아다녔죠. 믿었느냐고요? 그럼요. 뭔가를 알고자 할 때 믿지 않았을 때와 믿으려고 했을 때 차이는 크니까. 물론 성경은 이를 허용하지 않으니 문제가 발생하죠. 하지만 전 그냥 믿으려고 애를 썼고 믿게 됐어요. 지금도 제가 겪어본 모든 종교를 믿죠. 한국의 신은 하나같이 완벽했어요.”

어찌 됐건 한국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곡성’은 이제 칸으로 넘어가 전 세계 영화인들 앞에서 베일을 벗는다. ‘곡성’은 지난 11일 새벽(한국시간) 개막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지금 너무 배가 불러서(웃음). 감사한 칭찬을 너무 많이 들었잖아요. 근데 항상 그 영화제를 가면 엄청난 쾌감을 느껴요. 그간 이 영화를 만들면서 쌓였던 모든 피로가 씻겨나가고 어마어마한 기쁨, 행복감이 오죠. 그리고 정말 쟁쟁한 감독들 영화 사이에서 상영되는 거니까 영광스럽기도 하고요. 다만 내가 또 얼마나 질투를 느끼고 화가 날까 걱정스럽긴 하죠. 날 자극할 영화들이 또 얼마나 튀어나올까 싶어요. 그걸 보면 이상하게 지기 싫어서 화가 나거든요. 진짜 잘 만들고 잘 찍어요. 그러니 거기서 온 열등감, 패배감이 질투가 되고 그러면 집착에 빠지는 시간이 올 테니 우려가 되죠.”

나홍진 감독은 칸국제영화제를 가는 것을 마냥 기뻐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고통받고 괴로워할 자신의 모습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패배감과 열등감이 또 다른 문제작을 탄생시킬 것임을 모르는 관객도 없다. “본인에게는 힘들어도 국내 관객에게는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에 “그래, 한국 관객한테나 잘해야지”라며 나홍진 감독이 기분 좋게 웃었다.

“정말로 진심으로 관객들에게 감사해요. 그래서 시간이 닿는 한, 제 손가락이 움직일 수 있는 한 관객들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다 보고 확인하려고 합니다. 어떤 말이건, 그게 좋든 나쁘든 간에요. 칭찬도 듣고 혼내면 욕도 먹고 그렇게 모든 걸 받아들여서 열심히 보고 느끼고 공부해야죠. 댓글에 그런 말도 있더라고요. ‘나홍진은 악마다’ ‘나홍진 도핑테스트 받아라’고. 이건 뭐 최고의 찬사죠. 전 담배밖에 안피우니까(웃음).”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나홍진 감독은 이렇게 덧붙였다. “관객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어요. 대사에서 그러죠. 낚시는 뭣이 딸려 나올지 모르고 한다고. 근데 그거 알아요? 원래 낚시는 뭐가 나올지 알고 하는 거예요. 미끼도 맞춰서 끼우는 거잖아”라고. 또 한 번 옅게 미소 짓는 그의 얼굴이 어쩐지 이번에는 좀 섬뜩했다.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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