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데드라인 입장 완화에도 추가 협상 불투명
[뉴스핌=조인영 기자]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마감시한(20일)이 임박했음에도 별다른 진척 없이 표류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18일 현대그룹 본사에서 주요 컨테이너선 용선주들과 만나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대상선의 제40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빌딩 로비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앞서 현대상선은 배를 빌린 선주 5곳을 서울로 초청했으나 영국 조디악이 끝내 불참하면서 난항을 예고했다.
이날 협상엔 그리스 다나오스·나비오스·캐피털십매니지먼트 3개사가 참석해 현대상선의 정상화 방안을 들었으나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어렵게 되자 다음날(19일) 예정이었던 벌크선사 위주의 콘퍼런스콜도 취소됐다. 컨테이너선사들과의 협상이 긍정적이지 못해 추가 회의가 필요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사실상 '실패(fail)'로 돌아갔다고 판단했다.
영국 해운지 Fairplay는 지난 19일 "현대상선이 어제(18일) 용선주들을 상대로 처음 진행한 용선료 인하 설득 회담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협상시한을 하루 남겨두고 현대상선의 운명이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협상을 진행한 컨선 용선주 관계자들이 아직 출국하지 않았고, 취소된 컨퍼런스콜도 추후 재일정을 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직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경우에 따라선, 용선주 관계자들이 먼저 인하를 확정지은 뒤 감액 규모를 추후 논의하는 방법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산업은행이 내놓은 출자전환 계획도 실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산업은행은 채권단에 오는 24일까지 현대상선을 지원하기 위한 출자전환 계획 동의를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24일엔 용선료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지금까지 용선료 협상시한(20일)에 강경했던 정부가 오늘 "물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박했던 시한에 숨통이 트인 상태다.
현대상선은 끝까지 용선료 인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으로, 앞으로 4일간 선주들과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회사 생존을 위한 요구를 관철시킬 것으로 보인다. 끝내 실패하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은 종료되고 법정관리로 넘어가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