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로 판매량 5000대 돌파, 아이오닉 4500여대 판매 그쳐
월간 판매량서 기아차가 현대차 앞서기도
[뉴스핌=송주오 기자] 현대자동차가 'NO.1' 국내 시장 점유율 타이틀을 기아자동차한테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레저용차량(RV)을 앞세워 격차를 줄이던 기아차는 친환경차로 '현대차 넘어서기'를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친환경차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내수 1위 타이틀을 두고 현대차와 기아차 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3월 말 출시한 니로를 현재까지 5120대 판매했다. 출시 첫 달 4대를 시작으로 4월 2440대, 5월 2676대로 인기 행진 중이다. 니로와 동급인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앞선 것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올 1월 출시됐다.
이들 차종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대표 친환경차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반인 니로는 최근 RV 인기의 후광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반면, 해치백 기반인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니로 보다 먼저 출시됐음에도 누적 판매량 4574대로 뒤쳐져 있다.
현대차는 출시 초 예상 밖 흥행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임직원 대상 30% 할인 카드를 꺼내기도 했지만 좀처럼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쏘나타 하이브리드,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 기존 모델에서 파생된 친환경차로 범위를 넓히면 현대차(1만1691대) 전체 판매량이 기아차(7578대) 보다 우위에 있다.
친환경차 전용 브랜드 시장에서의 분위기는 승용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승용 기준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20만4264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19만8663대를 판매했다. 증가율은 15.2%로 현대차의 6배에 달한다. 기아차의 가파른 상승으로 현대차와의 격차도 줄었다. 지난해(1~5월) 2만6000여대에 달했던 판매 격차는 올해 5000여대 수준으로 좁혀졌다.
급기야 월별 판매량에선 현대차를 따돌리기도 했다. 지난 4월 기아차는 4만3426대로, 현대차(4만3216대) 보다 10대 더 판매했다. 포터 등 상용판매량을 제외한 것으로 사실상 기아차가 내수 1위인 셈이다.
현대차는 이달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출시하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아이오닉 전기차(EV) 모델로 1회 충전 시 191km를 달릴 수 있다. 이는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가운데 최장 거리다. 도심으로 국한하면 206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어 국내 전기차 중 처음으로 주행거리 200km를 돌파했다.
또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00kW 급속충전기로 24분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완속 충전 시에는 4시간25분이 걸린다. 전기차 전용 부품인 배터리는 10년 주행거리 20만㎞까지 보증해준다.
현대차는 국내 전기차의 성지 제주도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지난 3월 끝난 1차 공모전 결과 65%의 선택을 받으며 르노삼성차 SM3 Z.E.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장에선 내연기관 시장과 달리 현대차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친환경차 시장에서 기아차의 강점이 부각된 만큼 현대차와 엎치락뒤치락 하며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