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비자금 수사에 계열사에도 줄줄이 악재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그룹이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받으며 '패닉' 상태다. 최근 각 계열사의 연이은 악재 속에서 그룹 차원의 비자금과 제2롯데월드 인허가 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된 탓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그동안 크고 작은 위기를 맞이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수사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롯데그룹은 이날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에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검찰은 이날 아침 8시께 호텔롯데과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 7개 계열사와 신 회장의 자택을 포함한 10곳의 핵심임원 자택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학선 사진기자> |
그룹 관계자는 “현재 우리도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따로 입장을 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는 이번 압수수색이 지난 2일에 이은 두 번째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 회장의 집무실과 모든 자료를 뒤지는 만큼 무게감은 차원이 다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롯데그룹이 계열사 사이 거래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두고 신 회장 및 핵심 임원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둔 상태다. 롯데그룹 역사에서 오너가 압수수색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그룹 사상 최대 위기라고 할만하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홈쇼핑이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6개월간 하루 6시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아 사실상 대규모 적자와 매출 감소를 예고한 상황이고 롯데마트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보상을 위해 100억원 이상의 지출과 형사처벌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당시 롯데마트 대표이사를 지냈던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진행되면서 제2롯데월드의 완공마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과 다수의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이 외에 호텔롯데의 상장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보통 오너에 대한 검찰의 수사만으로도 최악의 경우로 꼽지만 롯데그룹의 경우 각 계열사에서 현안이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며 “전방위 압박으로 인해 경영진의 고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