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3% 급락·104엔 붕괴 위기…개입 '리스크'↑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일본은행(BOJ)의 정책 동결 결정에 엔화와 일본 증시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블룸버그통신> |
16일 BOJ가 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유지하고 자산매입규모도 연 80조엔으로 동결하기로 했다는소식이 전해지자 엔화는 가파르게 치솟았고 덩달아 일본 증시는 폭락세를 연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코노미스트들 대다수가 이달 정책 동결을 예상했지만 투자자들은 BOJ의 결정에 또 한번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며, 지난 4월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 조사에서 이달 추가 완화를 기대했던 이코노미스트들은 28% 정도였고 55%는 오는 7월29일 완화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난 4월28일 BOJ는 추가완화 기대감을 뒤집고 깜짝 동결을 선언했고, 그 충격으로 엔화 가치는 3%가 폭등했다.
이날도 BOJ 결정에 엔화는 21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아 103엔대를 위협하고 있다.
동결 발표 뒤 104.04엔까지 밀린 달러/엔 환율은 한국시간 기준 오후 2시40분 현재는 104.23엔으로 전날보다 1.67% 하락 중이다. 유로/엔도 마찬가지로 1.49% 후퇴한 117.55엔에 호가되고 있다.
엔화 강세로 증시는 낙폭을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각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04% 밀린 1만5435.00을 지나고 있으며, 토픽스지수는 2.82% 떨어진 1241.14를 기록 중이다.
콘탱고 자산운용 수석투자책임자 조지 보보라스는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엔화”라며 “분명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좀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환율 문제는 일본 증시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계속해서 초래하는 이슈”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BOJ가 동결 외에는 별 다른 수가 없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미쓰비시UFJ 모간스탠리증권 전략가 후지토 노리히로는 “다음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예정된 상황에서 완화조치가 나왔다 해도 일주일이면 효과가 다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 혼란이 지속될 경우 일본 정부가 개입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바클레이즈 아시아 외환대표 미툴 코테차는 “정책 관계자들이 실질적인 엔화 움직임보다는 증시 상황을 더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환율이) 증시에 심각하게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개입 리스크도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