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노선, 대형사 중심 운임 덤핑 우려..브렉시트로 유럽향 물동량도 감소 전망
[뉴스핌=조인영 기자]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과 브렉시트 영향으로 해운사들이 이중고를 겪게 될 전망이다.
파나마 운하 항공사진 <사진= 파나마운하청> |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와 미주지역을 잇는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통과 가능한 선박 크기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에 투입 가능한 컨테이너선이 기존 5000TEU급에서 1만4000TEU급으로 확대되자 한진해운은 AWH항로에 투입했던 3400~4000TEU급 선박을 6500TEU급 8척과 7500TEU급 2척 등 10척으로 업사이즈(Upsize)했다.
현대상선은 신조 컨테이너선 5척을 미주 동안 NYX항로에 투입한다. 영국 조디악으로부터 인도받은 것들로, 모두 1만TEU급이다. 현대상선을 비롯해 G6 멤버사인 MOL도 5척의 대형선을 추가 투입한다. 파나마운하를 운항하던 기존 4600TEU급 6척은 다른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VLCS(7000~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면서 계선량(선박을 묶어두고 운항하지 않는 것)도 그만큼 감소했다.
실제로 프랑스 시장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5000TEU 이상 대형선 계선량은 지난달 말 기준 72척에서 이달 둘째주엔 63척으로 축소됐다. 대형선 수요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반면 5월 말 103척이던 2000~5000TEU급 컨테이너선 계선량은 2주 뒤인 6월 둘째주엔 112척으로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이 같은 공급량 확대는 운임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엔 5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5000개)가 최대 적재량이었다면 이제는 1만40000TEU까지 한 번에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등 대형 선사들이 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되면서 조만간 운임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체 노선의 40%를 미주에 집중하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으로 공급압력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동량 둔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북미항로의 경우, 선사들의 운임방어를 위한 수급조절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 노선 타격도 불가피하다. 당장 영국을 중심으로 한 물동량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기선 시장은 미국과 유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영국 브렉시트로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게 되면 당연히 물동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해운사에 바로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노선에 투입됐던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미주 노선으로 전배되는 케스케이딩 효과(Cascading Effect) 가능성도 생긴다. 그렇게 되면 유럽 시장은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