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공정위 인수합병 불허 결정에 “충격적이고 유감” 공식 입장
플랫폼 사업자 체질개선 등 난항 불가피.."효과적 대안 찾을 것"
[뉴스핌=정광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불허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인수 주체인 SK텔레콤의 경우 그동안 준비했던 다양한 미래 성장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은 5일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공정위 결정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수합병 이후 대규모 콘텐츠, 네트워크 투자 등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도약에 일조하고자 했던 계획이 좌절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7개월간 준비했던 인수합병이 사실상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SK텔레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당장 맞닥뜨릴 후폭풍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선 SK텔레콤이 강조했던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체질개선이 난항을 맞게 됐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취임직후 통신 사업 집중과는 별로도 방송미디어와 이커머스, 모바일사업 등을 집중 육성해 기업가치 100조원 달성을 공언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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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미디어부문을 신설하고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를 부문장에 임명하는 등 조직개편까지 끝낸 상태다. 하지만 미디어 기반 플랫폼 사업 육성의 가장 큰 ‘승부수’였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SK텔레콤의 미래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확보라는 계획도 무의미해졌다. 탈(脫) 통신이 시급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결합으로 방송시장의 확대와 성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관심이 보이고 있는 사물인터넷이나 가상현실(VR) 등은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영역이지만 방송은 투자와 경영전략에 따라 즉각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430만명에 달하는 CJ헬로비전 가입자를 고객풀로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부분도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심사가 진행되는 7개월간 신규 투자 중단과 새로운 사업 전략 수립이 멈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친 기회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인수합병이 최종적으로 무산될 경우 경영진에 대한 일종의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인수합병 무산에 따른 부정적 여파가 막대한만큼 SK텔레콤은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행정소송 가능성은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 의견수렴과 전체회의 절차가 남았기에 인수합병에 당위성과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