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피해로 인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불가피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창장(長江·양쯔강) 이남 지역을 강타한 폭우로 농작물 피해가 확산되면서 안정세에 접어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시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취칭 중국 화촹증권 수석연구원은 5일 보고서를 통해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수해 지역 농가가 농작물 재배에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 내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폭우로 불어난 창장 <사진=바이두> |
최근 중국 창장하류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 지반 침하, 강물 범람 등의 수해가 잇따르고 있다.
5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본격화된 집중호우로 인해 이날 오전 현재 장쑤(江蘇)성, 안후이(安徽)성, 장시(江西)성, 후베이(湖北)성 등 남부지역 11개성에서 128명이 숨지고 42명이 실종됐다.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면적도 1934만9천 헥타르(㏊)에 육박하며, 직접적인 경제손실도 381억6000만 위안(약 6조6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8년과 2010년 중국에서는 홍수로 인해 소비자물가지수가 급등한 경험이 있다. 1998년 대홍수 당시 CPI 지수를 구성하는 ‘양식’ 항목이 몇 개월 새 0.15% 포인트 넘게 치솟았고, 2010년에는 홍수 피해에 중국 당국의 4조위안규모 경기부양책까지 겹치면서 CPI 상승률이 6%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2.3% 상승을 정점으로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CPI가 다시 급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PI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당국은 물가 안정을 위해 CPI 상승률 3%를 마지노선으로 정해놓고 있다.
취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수해지역 내 농업 생산량이 중국 전체 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수확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먹거리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한 수해지역 15개 성·시의 채소 재배량은 총 1600만톤으로 중국 전체 농가 면적의 74.6%를 차지한다. 이중 피해가 극심한 7개 성·시만 놓고 봐도 중국 전체 재배량의 1/3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한 이 지역의 연간 돼지고기 생산량도 2000만톤으로 중국 전체 축산농가 생산량의 36%를 차지하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가격은 중국 CPI지수의 등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난해에도 돼지고기 가격 폭등이 CPI 지수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
아울러 유통망이 마비된 점도 우려다. 지난 3일 기준 후베이성에서 침수로 인해 통행이 막힌 국도가 총 66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농촌을 연결하는 도로만 368곳이다. 또한 안휘성에서는 폭우로 인해 누적 연장109.7KM의 도로가 마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